◇한화그룹 장교동 본사.(사진=뉴스토마토 DB)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한화케미칼이 내달 1일부터 폴리우레탄 원료 제조에 본격 뛰어들기로 결정하면서 그 향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화케미칼이 최근 인수한 KPX화인케미칼은 다음달 1일 한화화인케미칼로 사명을 바꾸고 새로 출발한다. 한화화인케미칼은 가구·자동차·페인트·신발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폴리우레탄의 원료를 생산한다.
앞서 한화케미칼은 지난 8월 중순 KPX화인케미칼의 지분 50.7%(192만주)를 420억원에 사들이고, TDI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TDI 업체에 염소를 공급해왔던 기존 사업에서 한발 더 나아가 중간재로 사업영역을 확장키로 한 것. 한화화인케미칼의 실적은 4분기부터 한화케미칼의 유화사업 부문에 반영된다.
유화업계 안팎에서는 한화케미칼의 TDI 사업 진출을 두고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수익 면에서 한화케미칼에 크게 기여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내외 경기침체 장기화로 TDI 업황이 바닥인 데다 향후 성장성도 그리 높지는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실제 한화화인케미칼은 지난해 TDI 부문에서 전년 대비 42% 급감한 159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 2011년에는 1888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매년 경기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실적이 출렁였다.
영업이익 역시 2011년 232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2012년 95억원, 2013년 327억원 등 적자행진을 거듭하며 피로도가 극에 달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한화화인케미칼이 가장 시급하게 해야 할 현안으로 매출 안정화를 꼽고 있다.
문제는 시장 환경이 녹록치 않다는 데 있다. 올해 중국과 유럽지역에서만 30만톤 규모의 증설을 예고한 바 있다. 이는 한국바스프 16만톤, 한화화인케미칼 15만톤, OCI 5만톤의 생산능력을 능가하는 규모로, 국내외 업계 안팎에서는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특히 2010년 하반기부터 공급과잉과 기초 원료인 원유가 가격 강세를 기록하는 등 주변 환경도 부정적으로 변모했다. 시장 수요가 정체된 상황에서 기존 경쟁사들을 어떻게 따돌리느냐에 따라 향후 실적이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화화인케미칼 인수를 통해 한화케미칼에 시너지 효과가 발휘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존재한다. 염소는 한화케미칼의 주력 제품으로, 한화화인케미칼은 지난달 TDI 공장 1기를 재가동한 데 이어 오는 2015년까지 공장 3기를 모두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이로 인해 한화화인케미칼이 소비할 염소 판매량은 9만톤 가량 증가해, 한화케미칼의 수익에 일정 부문 기여할 전망이다.
이동욱 흥국증권 연구원은 "TDI 공장이 풀가동될 경우 공장 운영비용이 절감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여기에 TDI 부생물을 활용해 다른 중간재를 제조하면 가성소다 재고 관리도 용이해지기 때문에 가성소다와 PVC(폴리염화비닐) 체인 전반의 원가 절감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화인케미칼은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려 수익성 확보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한화화인케미칼 관계자는 "경영 정상화가 최우선 과제인 만큼 내수보다 수출에 주력하며 가동률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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