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스코틀랜드가 307년 독립의 꿈이 무산되며 영국연방에 남게됐다.
18일(현지시간) 이뤄진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국민투표가 결국 부결돼 영국 정부를 옥죄던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은 어느 정도 해소됐다.
그러나 실망한 독립 지지자들이 자치권을 강하게 요구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마찰음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코틀랜드, 영국 '잔류' 확실시..반대표 '과반'
19일(현지시간) BBC는 스코틀랜드 독립투표 개표가 90% 이상 진행된 가운데 독립 반대가 191만4187표로 전체의 절반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승리를 얻으려면 전체의 절반인 182만2828명이 넘는 표를 얻어야 하는데, 벌써 그 기준을 만족시킨 상황이다.
전체 32개 개표소 중 1개 지역만이 투표 결과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미 반대 진영의 승리가 확정된 셈이다.
찬성 지지자들은 지난 2년 '예스 스코틀랜드'란 캠페인을 벌이며 독립을 호소했지만, 그 뜻은 결국 좌절됐다.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부수반은 "개인적으로 매우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왔다"며 "현상이 유지됐기에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말했다.
반대로 독립 반대 지지자들은 벌써부터 개표 현장에서 환호성을 지르며 승리를 자축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반대 리더들에게 훌륭하게 잘 싸웠다는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이번 결과로 시장에 맴돌던 불확실성이 가시고 유럽 주요국 증시는 이날 일제히 상승 개장했다. 영국 파운드화는 독립 부결 소식에 강세를 나타냈다.
◇독립 반대 지지자들이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스코틀랜드 자치권 이양 과제 남아..조세정책 두고 의견 분분
그러나 장밋빛 미래를 그리기엔 아직 이르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스코틀랜드에 자치권을 어느 정도까지 부여해야 할지가 숙제로 남아있다.
데니 알렉산더 영국 재무부 수석차관은 "독립시 경제적인 부분에서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는 인식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이제 남은 일은 영국 내 스코틀랜드 의회의 권력을 강화시키는 일"이라고 진단했다.
영국 정부는 스코틀랜드에 더 많은 자치권을 부여하는 계획을 조만간 공식화할 계획이다.
선거 전에 이미 영국 정부는 조세징수권과 예산편성 권한 등을 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데이비드 캐머런이 이끄는 집권 보수당은 스코틀랜드 자치권 강화 방안을 구체화하지 못했다.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노동당과 자유민주당이 각각 다른 입장을 견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조세정책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야당 측은 조세정책 권한을 완전히 넘기게 되면 영국의 세수가 큰 폭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처럼 의견차가 존재하지만, 영국의 각 정당들은 협의체를 마련해 약속대로 권한을 이양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잉글랜드 주민들의 불만이 빗발칠 수 있다. 짐 오닐 전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회장은 "독립 반대투표가 우세하다 해도 잉글랜드 주민들은 정부를 비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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