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연기자] 우체국 알뜰폰 사업자 개편을 앞두고 골머리를 앓던 우정사업본부(우본)가 중소 사업자들에 대해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꺼내들었다.
중소 알뜰폰업체의 판매채널 확대를 위해 대기업을 제외한 사업자 중 최대 5곳을 우체국 위탁판매사로 추가 선정하되, 앞으로 월 신규가입 건수가 500건 미만이면 사업자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것.
한 중소 알뜰폰업체 관계자는 "우본 쪽에서도 이번엔 참여업체 간 경쟁을 유발하려 하는 것 같다"며 "이로 인해 도태되는 업체도 분명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뉴스토마토)
지난달 29일 우본 측 발표에 따르면 2기 우체국 알뜰폰 사업자는 기존의 6개 업체를 그대로 유지하되 최대 5곳이 신규 추가된다. 우본은 오는 15일부터 26일까지 희망 업체의 신청을 받아 10월 초 사업자를 최종 선정할 계획이며, 계약기간은 2016년 9월까지다.
특히 기존에는 적용되지 않았던 미니멈 컷, 일명 퇴출제도를 시행해 신규가입 건수가 월 500건에 못 미치는 경우가 누적되면 사업을 지속할 수 없도록 할 방침이다. 또 월 판매수수료 정산에 불성실하게 임하는 경우도 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
우본 관계자는 "사업자가 더 늘어나게 되는 만큼 판매량이 저조해 우체국 입점 효과가 미미한 사업자에 대한 제도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라며 "제도 적용은 바로 하되 권고를 통해 6개월~1년 정도 유예기간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해당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때마다 '주의-경고-영업정지-계약해지'의 단계를 거칠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우체국 위탁판매를 하고 있는 기존 6개 사업자의 경우 월 500건의 신규가입건수를 충족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일 평균 에넥스텔레콤이 150~200건, 아이즈비전과 에버그린모바일이 각각 80건, 스페이스네트와 유니컴즈 각각 60건, 머천드코리아가 30건 수준의 신규가입을 유치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새로운 사업자가 추가될 경우 500건의 신규가입 확보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기존 사업자에게도 이번 위탁사업자 개편은 큰 변수다.
우체국 입점을 준비 중인 한 업체 관계자는 "전체 유통 채널을 합쳐서 500건이라면 수월하겠지만 우체국 단일 채널에서만 500건이라면 반드시 노력이 필요한 수치"라고 말했다.
현재 우체국 판매를 하고 있는 업체 관계자도 "추가 사업자가 늘어나도 전체 시장 파이는 10% 이상 커지기 힘들다"며 "애초 구상대로 신규 사업자가 1~2곳 추가된다면 몰라도 5곳이 모두 들어온다면 서로 가입자를 뺏는 과정에서 퇴출 사업자가 분명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앞으로는 우체국 알뜰폰 사업자로 선정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
우본 측이 사업자 선정 기준으로 ▲차질없는 단말기 보급 능력 ▲저렴한 요금제 ▲재무건전성 ▲민원처리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방침인 만큼 꾸준한 사업지속 역량이 요구된다.
중소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기회도 열어주면서 경쟁도 붙이는 분위기가 장기적으로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회사의 신인도 제고와 유통채널 확보 등 우체국 입점을 통한 메리트가 크기 때문에 참여를 원하는 사업자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선 "긍정적으로 보면 시장 활성화지만 신규 사업자가 대거 들어올 경우 좋은 요금제 상품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등쌀에 밀려 퇴출되는 부작용도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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