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박동창(62) 전 KB금융 부사장이 미국 주주총회 안건 분석기관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에 내부자료를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 장영섭)는 이사회 안건자료 등을 외부에 유출한 혐의(금융지주회사법 위반)로 박 전 전략기획담당 부사장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부사장은 KB금융지주 주주총회를 앞둔 지난해 2월 서울 종로구 공평동의 한 카페에서 ISS 직원에게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관련 자료와 당시 인수에 반대한 사외이사 명단을 제공해 업무상 알게 된 미공개 정보를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전 부사장은 KB금융의 ING생명 인수를 적극 추진했지만 2012년 12월 KB금융 이사회에서 일부 사외이사가 반대해 부결되자 이들의 연임을 막기 위해 이같은 행동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박 전 부사장이 'ING생명 인수무산, KB금융 반대 사외이사 4인 연임이슈'라는 문건을 직접 작성해 ISS측에 넘긴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나자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0월 박 전 부사장에게 감봉 3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ISS는 지난해 3월 주총 전 해당 사외이사를 재선임하지 말 것을 기관 투자자들에게 권고하는 보고서를 냈다.
박 전 부사장은 이달 초 서울행정법원에 자신에 대한 징계를 취소해 달라며 금감원을 상대로 징계조치요구처분 취소소송을 냈지만 패소하자 "ING생명 인수는 이사회가 승인한 중장기 경영전략 이행을 위해 집행부가 추진했던 것"이라며 항소한 상태다.
박 전 부사장은 2010년 7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KB금융지주의 최고전략책임자(CSO) 겸 전략기획담당 부사장으로 재직했고, 이후 부사장 직위를 유지하며 지난해 12월까지 근무했다.
(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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