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수백억원의 회삿돈을 횡령하고 사기 대출을 받은 혐의로 장병권(45) 한국전파기지국 부회장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배종혁)는 특경가법상 사기·배임 및 업무상 횡령 혐의로 장 부회장을 구속기소했다고 12일 밝혔다. 장 부회장의 사기·배임·횡령 혐의액은 51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장 부회장에게는 특경가법상 배임·사기 뿐만 아니라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도 적용됐다.
옛 정보통신부(현 미래과학부) 소속 6급 공무원 출신으로 장 부회장과 범행을 공모한 최모(61) 전 한국전파기지국 부사장도 같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장 부회장은 2012년 1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셋톱박스 제조업체인 홈캐스트의 인수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계열사간 66억4000만원 상당의 보증을 설정하고 142억5000만원을 담보없이 빌려 총 208억9000만원 상당의 손실을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장 부회장은 경영권을 갖는데 실패하자 한국전파기지국이 마치 연대보증을 제공한 것처럼 대출약정서와 근보증서 등 대출서류를 위조해 제2금융권에서 100억원을 사기 대출받은 사실도 적발됐다.
자금 투입으로 지난 1월 경영권을 확보한 장 부회장은 사업자금 마련을 위해 200억원 상당의 전환사채를 발행하고, 한국전파기지국과 신흥정보통신이 나중에 사들일 것처럼 이사회 회의록과 매입약정서를 위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도 홈캐스트 경영권을 놓고 전 경영진과 민·형사 소송이 발생하자 자문료나 급여를 과다하게 지급받은 등 수법으로 소송비용 7억6000여만원을 횡령한 사실도 적발됐다.
검찰은 한국전파기지국 직원들이 비슷한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정보통신부 등을 상대로 정·관계 로비를 벌였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 중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6월 한국전파기지국 본사와 계열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자료, 내부 서류 등을 확보했으며 지난달 장 부회장과 최 전 부사장을 구속했다.
한국전파기지국은 이동통신서비스에 필요한 기지국 공용화 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다. 1996년 옛 정보통신부 산하기관 한국무선국관리사업단 등이 공기업으로 설립했으며, 2002년 코스닥 상장되고 신흥정보통신이 최대주주에 오르며 민영화됐다.
지난 2012년 약 300억원 규모의 전국 지하철 LTE망 구축 공사계약을 KT와 체결하는 등 이동통신 기지국 사업을 사실상 독점해왔다.
(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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