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급박했던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면서 하반기 조심스러운 반등을 예고하고 있다.
양사 모두 자구안을 이행하면서 체력을 비축한 데 이어 컨테이너 성수기를 맞아 운임인상을 시도하면서 하반기 순항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달 30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한 한진해운이 7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이같은 기대감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대부분 굵직한 사안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고, 유동성도 제법 확보돼 당분간 똑같은 위기에 빠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특히 한진해운은 한진그룹이라는 든든한 모그룹 품에 안겼고, 현대그룹도 현대상선을 살리기 위재 여타 계열사들을 매각하는 등 생존에 대한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도 높다.
한진해운은 ▲벌크 전용선 사업과 유가증권 매각 ▲유상증자 및 대한항공 차입금 ▲채권단의 신디론 지원 ▲캠코 선박 매각 등을 통해 이날 현재까지 총 1조5000억원의 자금 유동성을 확보했다.
지난해 12월 자구안 대비 아직 이행되지 않은 사안은 스페인 터미널 지분 및 해외사옥 매각, 그리고 4분기 도래하는 일반대출(1440억원)의 만기연장 등 3건 뿐이다. 이중 스페인 터미널과 해외사옥은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이며, 연내에는 매각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대출 만기연장은 이미 채권단과 협의가 됐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12월 3조3000억원의 선제적 자구안을 발표한 이후 현재까지 약 2조7000억원, 80% 이상의 자구안을 달성했다. 현대상선은 ▲LNG 운송사업부문 매각 ▲현대부산신항만 투자자 교체 ▲컨테이너 및 보유 주식 매각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 ▲금융 3사 매각방식 확정 등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아직 이행되지 않은 사안은 반얀트리 호텔과 현대증권 등 금융3사 매각 등 2건으로, 반얀트리 호텔은 지난 2월 산업은행 M&A부와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을 공동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대증권 등 금융 3사 매각은 당초 일정보다 조금 미뤄질 전망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현대증권 매각 입찰 일정을 오는 10월까지 미뤄달라는 현대 측의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현대 측은 현대증권 인력과 점포 등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높인 후 매각을 진행하기 위해 이 같은 요구안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증권은 현재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유동성 확보를 통해 급한 불을 끈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지속적인 비용절감과 컨테이너 성수기 운임 인상을 통해 하반기 영업이익 흑자 달성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컨테이너 부문 성수기를 맞아 수급이 개선되고, 주요 노선의 운임 상승이 예상됨에 따라 영업이익 흑자 달성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다만 컨테이너 대형화에 따른 운임상승 폭이 제한됨에 따라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상반기 부진했던 벌크 부문도 철광석 수출국의 공급량 증가 및 미국 곡물 시즌 도래로 시장이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컨테이너 성수기를 맞아 운임 인상도 실시한다. 한진해운은 이달 1일자로 북유럽, 지중해 노선은 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600달러, 미주 노선은 TEU당 480달러씩 운임을 인상했다. 현대상선도 이달 1일자로 미주 노선은 FEU(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600달러, 유럽 노선은 TEU당 650달러, 아주·중동 노선은 TEU당 200달러 등 운임 인상안을 발표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3분기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추진해온 원가구조개선 노력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영업력 극대화 및 비용절감을 통한 수익성 강화로 흑자 기조를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자구안 이행을 마무리하고, 하반기 영업이익 흑자달성을 위해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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