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 증시에 대한 낙관론이 제기됐다. 경제 성장으로 인한 중산층 확대와 저평가 매력, 경제 구조 개혁 등이 장기적인 상승 요인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4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싱가포르 국부펀드 중 하나인 GIC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신흥국 시장은 직면한 문제점들이 적지 않지만 대부분이 충분히 극복 가능한 장애물들"이라고 밝혔다.
GIC는 이어 "선진국의 자산 가격이 매우 높은 수준에 형성돼 있다"며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 증시의 투자 비중을 점차 높이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GIC는 올해의 운용 계획 중 선진국 증시에 대한 투자 비율을 36%에서 29%로 낮춘 반면 신흥국 증시 투자 비중을 17%에서 19%로 높였다. 이 밖에 명목채권과 물가연동채권에 대한 투자 비율도 각각 2%포인트, 3%포인트 상향했다.
GIC가 신흥국 시장의 전망을 낙관한 가장 큰 이유는 비교적 빠른 경제 성장 속도다. 실제로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신흥국의 경제성장률이 4.6%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선진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1.8%로 제시됐다.
그 중에서도 세계 경제의 한 축을 차지하는 중국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림 초우 키앗 GIC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세계 경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해 봤을 때 중국의 성장은 여전히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중국 정부가 개혁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그 동안 눈으로 확인해 온 것들이 점차 증시에도 반영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밖에 정유·통신·금융 등 정부가 통제해왔던 분야를 민간에 개방하고 있는 멕시코와 새 정부 출범으로 성장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인도 등도 유망한 투자처로 꼽혔다.
또 다른 배경은 신흥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저평가 됐다는 것이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지난해 신흥국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3배다. 선진국 증시의 PER이 18배임을 감안한다면 추가 상승 여지가 충분함을 알 수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신흥국지수가 과거 1년간 3.9% 하락했다는 점도 향후의 선전을 기대해 볼만한 요인이다. 같은 기간 23개 선진국 증시를 포함한 세계지수는 17% 상승했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저금리 정책을 사용한 결과다.
키엠 도 베어링자산운용 아시아시장 담당자는 "최근들어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 증시에 대한 고평가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와 대조적으로 라틴 아메리카나 아시아 시장의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인터넷·헬스케어·소비 관련 업종이 특히 유망하다고 전망했다.
GIC는 테마섹과 함께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국부펀드로 총 3150억달러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그 중 1000억달러는 싱가포르의 외환보유고에 포함된다. 2013회계연도(2013년 4월~2014년 3월) GIC는 4.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전년도의 4%에서 소폭 개선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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