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김민성기자] "정부3.0에 맞춰 부처간 상호교류를 위해 인사교류는 도움이 된다"(금융당국 A관계자)
"(인사교류가) 경력면이나 승진 측면에서 큰 도움이 없다는 불만도 있다. 인센티브도 필요할 것"(정부부처 B관계자)
부처간 '칸막이'을 없애고 상호교류를 늘리기 위한 '정부 3.0'에 발맞춰 금융당국과 한국은행도 인사교류를 시작했다. 유관 업무를 하면서 안목을 넓히는 계기가 된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지만 '보여주기'식 인사교류는 허울만 남는다는 비판적 시선도 있다.
1일 금융당국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날부터 김명철 통화정책국 정책분석팀 차장(3급)이 금융위 금융정책국 금융정책과로, 이동엽 금융위 금융서비스국 금융분쟁대응팀장(4급)은 한국은행 통화정책국 정책총괄팀으로 이동했다.
한은 직원이 파견 형식으로 금융위 금융시장분석과에 1명이 파견돼 있지만 두 기관의 인사교류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교류는 금융위에서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견기간은 이날부터 1년이며, 향후 여건과 인력사정 등을 감안해 지속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그간 금융감독원과 한은은 2005년부터 팀장급 1명과 실무진 2명 등 총 3명의 상호 인사교류를 해왔다. 현재 금감원 외환감독국, 거시감독국, 은행감독국 가계신용분석팀 등에 배치돼 있다.
인사교류에 대해 일각에서는 큰 실속없는 '보여주기'식 행태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목적은 부처간 칸막이 해소에 있지만 인사교류 실적 채우기에 급급하거나 본 목적과 다르게 악용될 수 있다는 비판이다.
이번 인사교류를 두고 익명을 요구한 한은의 한 관계자는 "예전만큼 해외연수 등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금융위와의 인사교류가 이뤄진 면도 있다"며 "인사적체 해소라는 의미도 내포한다"고 말했다.
경력관리 측면에서도 직원들은 달갑지 않은 모양새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인사교류가) 청와대, 국무총리실 파견과는 질적인 면에서 차이가 있다"며 "(직원들이) 인사교류 대상이 되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예를들어 승진을 앞둔 직원이 인사교류 대상이 되면 상당부분 인사상 불이익 양상이 벌어질 수 있다. 1년밖에 되지 않는 짧은기간도 전문성을 익히기에는 부족한 시간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인사교류 후에 이어질 정보교류 등에도 아직까지 소극적이고, 더러 일부 부서는 거부감까지 갖고 있어 기대만큼 정보교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부처간 인사교류가 상호 이해기반을 넓히는 측면의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금융기관 간 교류는 전문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을 가진다.
금융위 인사팀 관계자는 "금융위 금융정책국, 한은 통화정책국 등 서로의 핵심부서를 열고 인사교류하는 것은 좋은 측면"이라며 "미시적 안목과 거시적 시각을 동시에 지닐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은 인사팀 관계자도 "양 기관의 핵심 국에서 통화정책과 금융정책을 종합적으로 배우고 이해할 수 있어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인사교류의 긍정적인 사례로는 기획재정부와 외교부간의 대외원조사업(ODA)을 꼽는다. 기재부 개발협력과장과 외교부의 개발협력과장간의 인사교류를 통해 유·무상 대외원조사업(ODA)간 중복해소 및 연계 사업 발굴 등에 기여한 것.
정부 관계자는 "두 부처간 ODA 사업과 관련한 오해는 줄이고 협조체계를 구축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이어 "협력 업무를 해야할 경우 인사교류를 통해 파견된 직원이 일종의 '메신저' 역할을 담당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인사교류에 적극 참여하는 공직문화를 형성하기 위해 인사교류자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적인 개선책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안전행정부는 인사교류자에 대해서 근무평가와 성과급 지급시 인사교류 전보다 '한 단계 높은 등급'을 부여하거나 최소한 동일 등급을 부여하도록 하고, 승진 예정인원의 20% 이내에서 인사교류자를 우선 승진할 수 있도록 추진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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