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서울 오피스 빌딩의 공실률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임대료 역시 정체가 계속되면서 임대시장의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 지고 있다.
29일 건설산업연구원과 부동산정보업체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서울 오피스 빌딩의 공실률은 6.5%를 기록, 2003년 조사 이래 가장 높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서울 오피스 빌딩의 공실률은 2011년 4분기부터 11분기 연속 상승세다.
도심권의 공실률은 올 1분기 6.2%에서 2분기 들어 6.8%까지 치솟으면서 서울 전역의 공실률 상승을 견인했다. 지난해 하반기 그랑 서울과 연합뉴스 사옥 등 대규모의 오피스 공급이 발생하면서 지난 1분기부터 공실률 급등현상이 2분기 연속 이어졌다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전 분기 대비 강남권역은 6.6%에서 6.7%로, 여의도권역은 4.2%에서 4.7%로, 기타권역 에서는 6.5%에서 7.2%로 서울 전 지역에서 공실률이 상승했다. 이는 신축 프라임급 오피스의 공급 지속과 함께 IT 업체의 탈강남 현상, 금융권 구조조정 등의 여파로 공실률의 상승이 모든 권역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건산연은 임차인이 신축 프라임급 오피스로 이동하면서 기존 오피스의 공실률은 당분간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서울 오피스 시장 공실률 추이 및 서울 권역별 오피스 환산 임대료 변동률.(자료제공=메이트플러스)
◇임대료 사실상 정체..관리비 제외 보합세·하락세
특히 임대료가 높은 프라임급 오피스의 지수 편입 영향으로 환산 임대료가 수치적으로는 상승하고 있으나, 관리비 상승분이 대부분이며, 상승세는 둔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환산 임대료는 임대료와 관리비를 포함한 금액을 말한다.
투자자문 리서치업체인 메이트플러스에 따르면 올 2분기의 환산 임대료는 전 분기 대비 0.1%,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 상승했다. 월 임대료는 대부분의 권역에서 보합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관리비의 상승이 발생해 환산 임대료가 상승하는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신규 프라임급 오피스가 표본에 편입되면서 환산 임대료의 상승을 주도했으나 이마저도 상승세가 둔화되는 양상이라고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부동산 전문가는 "대부분의 권역에서 임차인 우위시장이 형성되고 있어 당분간 관리비 상승분을 제외한 월임대료는 보합세 혹은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피스 매매시장, '도심권·기타 권역' 차별화 심화
올 상반기 서울시 오피스 매매시장은 권역별·등급별 차별화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동안 거래규모는 감소했으나 도심권을 중심으로 해외 투자자의 서울 오피스 매입은 증가했다. 도심권 대비 나머지 권역의 환산 임대료 수준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등 도심과 나머지 권역의 차별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상반기 동안 중국 홍콩계 투자자들의 도심권 프라임급 오피스의 매입이 이뤄진 것도 특징이다.
도심권역 대비 강남권역의 환산 임대료는 2010년에는 93% 수준이었으나 올해에는 89% 수준으로 낮아졌으며, 여의도권역도 2010년에는 도심권역 대비 75% 수준이었으나 올해는 72% 수준으로 내렸다. 도심권역의 강세가 점진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권역별뿐 아니라 오피스 등급별 수요자의 관심도 양극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은 "오피스 빌딩의 공급이 도심권역과 기타 권역을 중심으로 하반기에 집중돼 있어 하반기 이후 임대시장의 약세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올 하반기 청진동에서 3개동, 상암동에서 대규모 신규 공급 등 도심권역 등에 다수의 오피스 공급이 예정돼 있는 만큼 임차인의 신규 프라임급 오피스 이동에 따른 기존 오피스 시장의 어려움은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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