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김명수 교육부장관 후보자를 인사청문회를 받게 되면서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 강행 의지를 밝힌 가운데 진보교육감들과의 진통이 불가피해보인다.
우선 야권에서 김 후보자 만큼은 내각에 들일 수 없다는 의지를 강하게 밝히고 있다.
김 후보자의 인사 청문회는 오는 9일 열린다. 야권에서는 박 대통령이 김 후보자의 임명을 철회하거나 김 후보자가 자진 사퇴할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지난 1일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논문 표절왕', '연구비 가로채기', '칼럼 대필' 등 아이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는 인사를 국회로 보내 에너지를 소모하기에는 국회가 할 일이 너무 많다"며 박 대통령과 김 후보자를 비판했다.
새정치연합 소속의 이석현 국회부의장은 “장관 후보 역사상 가장 많은 논문을 베낀 사람의 청문회를 해달라는 것은 국회를 모독하는 것이며 썩은 감자를 사달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임명철회를 주장했다.
청와대 2기 내각 발표 직후부터 김 후보자와 관련된 각종 의혹들이 줄줄이 제기됐다.
논문 표절과 제자 논문 가로채기, 연구비 부당 수령, 논문 실적 허위 신고, 언론사 칼럼 대필, 최근에는 대기업으로부터 스폰서를 받았다는 의혹까지 나오면서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그 어느 후보자 보다도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여론도 김 후보자에게 등을 돌린 상태다. 지난 2일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 세상’이 학부모·시민 2324명에게 ‘김 후보자의 적합여부’를 설문조사 한 결과, 96%(2232명)이 부적합하다고 답했다. 적합하다는 답변은 3.2%에 불과했다.
◇인사청문회를 준비하기 위해 출근하는 김명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News1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은 김 장관 후보자를 인사청문회장으로 밀어붙이면서 강행의지를 보이고 있다. 법리상으롣 김 후보자의 장관 임명은 어렵지 않아 보인다.
장관임명은 국무총리 등과는 다르게 국회의 임명동의가 필요 없어 대통령의 재요청에도 불구하고 경과보고서가 송달되지 않을 시 대통령이 임명 절차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후보자도 앞서 낙마한 문창극 총리후보자와 같이 "모든 의혹은 청문회에서 해명하겠다:며 장관직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장관 임명 후이다. 김 후보자는 전교조에 적대적이면서 교학사 교과서·국정교과서에 우호적인 극우·보수 성향으로 분류된다.
사실상 박 대통령에게는 정치적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후보자를 인사청문회장에 세운다는 것은 교육 시스템에 극우·보수 성향을 강화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전교조에 대한 견제의 한 포석임은 물론이다.
그러나 문제는 김 후보자의 장관 취임 이후다. 전교는 법외노조라는 것이 사법부를 통해 천명된 상태지만 전교조는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등 강경 일변도로 나가고 있다. 김 교육감의 취임을 앞두고는 반대 집회 등도 검토 중인 것으로 교육계 안팎에서는 감지되고 있다.
전국 17개곳 가운데 13곳에서 당선된 진보성향의 교육감들 역시 전교조에 힘을 실어주고 있어 갈등은 더욱 깊어질 양상이다.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걱정하고 있겠지만 교육계는 이미 김 후보자의 취임 이후 불어닥칠 후폭풍에 긴장감이 갈수록 팽팽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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