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KT가 알짜 계열사인 KT렌탈과 KT캐피탈의 매각을 추진한다. 매각 배경을 놓고 KT는 'ICT 전문 사업자로 거듭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KT(030200)는 ICT 융합 사업자로 가기 위한 역량 집중 필요성에 따라 계열사 KT렌탈과 KT캐피탈의 매각을 추진한다고 27일 밝혔다.
지난 2005년 설립된 KT렌탈은 차량을 포함해 피아노, 청소장비 등 다양한 제품을 대여해주는 업체다. 지난해 기준 매출 8852억원, 영업이익 970억원, 당기순이익 323억원으로 KT의 대표적 알짜 계열사다.
리스와 할부금융, 기업·개인 금융사업을 하는 KT캐피탈은 2006년 설립된 계열사다. 지난해 기준 매출은 2202억원, 영업익 470억원, 당기순이익 362억원으로 근무 직원이 175명인데 반해 실적이 좋은 업체다.
KT가 이처럼 실적이 좋은 계열사를 매물로 내놓은 이유는 무엇일까.
KT가 공식적으로 내놓은 답변은 "KT그룹의 ICT 역량 집중을 하기 위한 차원"으로 이번 매각을 진행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 그룹의 핵심 경쟁력 제고와 성장을 도모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계열사 매각은 KT를 새롭게 재정비하려는 황창규 회장의 의중이 강력하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올 초 취임한 황 회장은 앞서 8000명에 이르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집행하고, 이어 계열사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황창규 KT 회장이 지난달 2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KT 계열사에 대한 재정비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김미연기자)
황 회장은 지난달 20일 서울 광화문 KT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쟁력 강화와 5대 미래융합서비스 성장축을 통해 계열사와 KT가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조직을 재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취임 후 살펴보니 계열사가 좀 많다"며 "경쟁력이 없는 부분은 조정할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당시 황 회장의 이같은 발언에 업계에서는 '미디어' 영역인 KT미디어허브와 KT스카이라이프의 합병에 관심이 모아졌었다. 하지만 황 회장은 "합병단계는 아니다"라며 "사업 효율화, 비용 감소, 시장점유율 확대 전략으로 나갈 것이다. 합병은 추후에 고려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KT렌탈과 KT캐피탈에 대한 매각은 업계에서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수였다.
KT렌탈을 이끌고 있는 표현명 사장은 이석채 전 KT 회장 시절 KT의 핵심사업부인 G&E사업 부문장을 담당했으며 대표적인 이석채 라인으로 꼽혀왔다.
이 전 회장 라인에 대한 정리 가능성에 대해 KT 관계자는 "만약 그럴려고 했으면 (황 회장이) 취임했을 때 바로 정리가 됐을 것"이라며 "전혀 무관하다"고 말했다.
한편 KT는 매각 추진을 위한 자문사를 조만간 선정하고 매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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