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연기자] 알뜰폰 사업자가
SK텔레콤(017670)에 지급하던 망 도매대가가 인하되고 이동통신 자회사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은 50%로 제한된다.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는 25일 이같은 내용의 '2014년도 알뜰폰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알뜰폰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5월 말 기준 알뜰폰 가입자수는 전체 이동전화 시장의 6%인 333만명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알뜰폰 시장은 미래부 활성화 정책과 사업자간 경쟁에 힘입어 최근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3G·4G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력이 부족한데다 이통 3사 자회사들의 진출 논란, 시장 확대에 비례하는 이용자 불만 증가 등이 꾸준히 잡음을 내왔다.
◇SK텔레콤 망 도매대가 인하..수익배분 비율도 조정
이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미래부는 그간 지지부진했던 망 도매대가 인하 협상에 결론을 지었다.
알뜰폰 사업자가 도매제공 의무사업자인 SK텔레콤에 지급하는 망 도매대가를 지난해에 이어 추가로 인하하며, 음성은 분당 42.21원에서 39.33원으로, 데이터는 MB(메가바이트)당 11.15원에서 9.64원까지 내리기로 결정했다.
즉 소매요금(음성 108원/분, 데이터 51.2원/MB) 대비 도매요금은 음성이 64%, 데이터는 81%까지 할인이 이루어진 것.
특히 스마트폰 정액요금을 도매로 제공할 경우 기존 수익배분 비율은 이통사와 알뜰폰이 각각 50%:50%이었지만, 기본료 5만5000원 이하 요금제에서는 45%:55%, 초과 요금제에선 55%:45%로 조정하기로 했다.
3G나 4G와 같은 정액형 요금상품의 경우 알뜰폰 업체가 먼저 판매한 뒤 판매 수익의 일정 부분을 이통사에 지급하는 수익배분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다만 한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도매대가 수익배분이 52요금제를 초과할 경우엔 오히려 45%로 낮아졌는데 이렇게 되면 알뜰폰에선 고가요금제는 아예 설계할 수 없게 됐다"며 "결국 LTE 고가~중저가 요금제까지는 MNO(이통사)들이 갖고 MVNO(알뜰폰)들은 3G 저가 요금제에서만 사업해라"라는 것 아니겠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3G·LTE '반값 요금제' 쏟아진다
주요 알뜰폰 사업자들은 인하된 도매대가를 바탕으로 6월~7월 중 기존 이통사 대비 최대 50%까지 저렴한 40여종의 3G·LTE 요금제를 출시할 계획이다.
특히 시장에 신규 진입을 희망하고 있는 KTIS(KT 계열사)도 오는 7월 3G 요금제 5종과 LTE 5종을 출시할 예정이며 미디어로그(LG유플러스 자회사)도 LTE 5종의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이번에 출시되는 상품들은 기존 이통 3사의 유사 요금제보다 명목요금 기준 50%(24개월 약정요금 대비 37%)까지 저렴해 가입자당 연간 평균 10만원 가량의 요금절감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미래부는 "저렴한 요금 기획을 위해 마케팅 비용과 수익을 최소화하다보니 온라인샵 위주로 판매되고 있다"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7월까지 확대되는 우체국 판매점을 통해 오프라인 고객접점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캡처=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KMVNO))
◇KT·LG유플러스 자회사 알뜰폰 진출..시장점유율 50% 제한
이와 함께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KT와 LG유플러스의 자회사, KTIS와 미디어로그의 알뜰폰 진출이 가시화됐다.
김경만 미래부 통신경쟁정책과 과장은 "이들 두 업체는 이제 미래부의 등록증 교부 절차만 남아있다"며 "MNO와의 망 임대 협상에 근거한 이용약관을 미래부에 신고한 뒤 이르면 다음달 중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래부는 이들의 진출에 따른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5가지 공통 등록조건을 부과했다. ▲결합판매 이용약관 인가의무 ▲모기업의 직원 및 유통망을 이용한 영업과 마케팅비 보조 금지 ▲이통 자회사에 대한 도매제공 용량 몰아주기 금지 ▲이통 자회사들의 시장점유율은 전체 알뜰폰 시장의 50% 이내로 제한 ▲중소 알뜰폰 사업자에 대한 단말기 및 유심 구매대행 의무 등이 그 내용으로, 마지막 두가지 조건은 새롭게 추가됐다.
특히 이미 영업 중인 SK텔레콤의 자회사 SK텔링크의 시장점유율이 지난 5월 기준 16.3%인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이통 자회사들의 점유율은 전체 알뜰폰 시장의 33% 이내로 제한되는 것이란 설명이다.
김 과장은 "SK텔링크가 추가적인 등록조건에 동의하면서 시장에 새 판이 짜여졌다"며 "SK텔링크의 현 점유율이 유지된다면 이통 자회사 3사는 앞으로 시장점유율 33% 내에서 치열하게 경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또다른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이통 자회사의 시장진출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 이들이 시장을 장악할까봐 걱정해온 것"이라며 "이통 자회사 3사가 최대 50%만 가져간다고 해도
CJ헬로비전(037560)과 KCT, 이마트, 홈플러스 등의 대형 사업자들이 20~30%의 점유율을 가져가 결국 20여곳의 중소업체들은 나머지 20% 가량의 시장에서 힘들게 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미래부는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이 담보 없이 낮은 수수료로 단말기 할부채권을 유동화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우체국 판매 확대와 알뜰폰 허브사이트 구축 등을 통해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확대할 예정이다.
더불어 일반 소비자들의 알뜰폰 신뢰도를 강화하기 위해 '알뜰폰 이용자 보호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CJ헬로비전 ▲SK텔링크 ▲에넥스텔레콤 ▲스페이스넷 등 4개사를 통해 '저소득층 전용 알뜰폰 요금제'를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통신비 부담 경감'이라는 알뜰폰 도입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중소사업자를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며 "이번 활성화 대책이 이통 자회사와 비자회사,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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