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아파트 전세 거래는 갈수록 줄고 있지만 전셋값 상승세는 꺾이질 않고 있다. 오히려 상승폭만 더 커지고 있다. 반면 월세 거래는 급증세를 보이고 있지만 월셋값은 내림세가 더 가파라지고 있다.
24일 국토교통부 전월세실거래가에 따르면 올 1~5월 전국 전세 거래량은 총 18만9803건으로 집계됐다. 올해 전세만료분의 계약 시점인 2012년 같은 기간 21만400여건 대비 9.7% 줄어든 물량이다.
전세거래량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셋값은 2년 전보다 높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2012년 1~5월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2.0% 상승했다. 수도권이 0.71%, 서울이 0.39% 올랐다. 올해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값 2.15% 상승했다. 수도권의 오름폭은 더욱 가파르다. 수도권이 2.76%, 서울이 2.41% 올랐다. 2년 전 상승률의 3~8배에 달한다.
실제 서울 반포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93㎡의 전셋집은 지난 5월 9억5000만원에 최고가 계약됐다. 비강남권에서 대형 아파트 2채를 구입할 수 있는 가격이다. 이 아파트는 2012년 5월 8억원에 최고가 전세 거래됐다. 2년 만에 1억5000만원이 오른 것이다.
전세와는 달리 월세시장은 수요가 몰리며 거래가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올 1~5월 전국 아파트 월세 거래량은 9만9282건으로, 2년 전 같은 기간 6만9900여건보다 42.0%나 늘었다.
수요 증가에 거래가 늘고 있지만 월셋값은 하락폭이 가파라지고 있다.
5월 말 기준 전년대비 수도권 아파트 월세값은 1.21% 하락했다. 2년 전 같은 기간 -0.01%보다 내림폭이 크다.
(사진=뉴스토마토DB)
이같은 현상은 집주인의 월셋집 선호와 전셋값 급등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도권 주택매매시장 경우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지면서 전세 보증금을 통한 추가 매수보다는 안정적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월세를 선호하는 집주인이 늘고 있다. 최근 2년 사이 수도권 아파트값은 3.5% 하락했다. 서울은 4.4% 떨어졌다.
급등한 전셋값도 세입자의 월세 전환을 부추기고 있다. 2012년 5월 이후 수도권 전셋값은 14.5% 상승했다. 전셋값 상승 추격을 포기한 세입자가 반전세(고액 보증 월세)로 돌아서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 리센츠는 2012년 1~5월 총 227건의 전세거래가 신고됐지만, 올해는 158건으로 줄었다. 반면 월세는 117건에서 129건으로 늘었다. 2년 전 5억1000만원이었던 이 아파트 전용 84.99㎡의 전셋값은 최근 6억5000만원으로 올랐다. 최근 계약된 보증금 5억2000만원에 월임대료 40만원의 월세 계약은 전세의 월세 전환으로 보인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학교 교수는 “전세수요가 줄고 있지만 이마저도 공급이 충족해주지 못해 전셋값 상승세는 계속되고 있고, 월세는 수요대비 많은 공급으로 거래 증가에도 거래가가 내려가고 있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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