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류석기자] 최근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가 CPU 점유율을 높게 차지하는 외산업체의 백신을 기본 보안 프로그램으로 선택해 스마트 기기의 성능을 저하시켰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LG전자(066570)가 출시한 최신 스마트폰인 ‘G3’에는 미국 맥아피사의 ‘MMS(McAfee Mobile Security)’가 기본 보안프로그램으로 탑재됐다. 현재 G3사용자들 사이에서는 MMS를 활성화시키면 스마트폰에 심한 발열현상과 속도저하 현상이 나타난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또 MMS는 기본 보안 프로그램으로 지정돼 있어 삭제도 되지 않는 상황이다. 이에 사용자들은 MMS를 비활성화 시키는 방법으로 성능 저하에 대처하고 있다.
◇LG전자의 G3와 맥아피의 MMS.(사진제공=각 사)
23일 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모바일 백신의 성능을 측정할 때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악성 파일에 대한 '진단율'과 스마트 기기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CPU 점유율'이다.
발열 현상과 속도저하 현상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은 CPU 점유율 문제라는 설명이다. 업계전문가들은 MMS의 CPU점유율이 높아 이러한 현상을 일으키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한 업계전문가는 “맥아피 모바일 백신의 성능이 다른 국내·외 백신들 보다 나은 점이 없음에도 부가기능을 내세운 외산 제품을 정확한 검증 없이 탑재해 스마트 기기의 발열 현상이나 속도 저하 현상을 유발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LG전자측은 G3가 출시된 시점에, MMS를 기본 보안프로그램으로 선택한 것에 대해 ‘킬스위치’ 기능 지원 여부가 주된 이유였다고 설명한 바 있다.
킬스위치(Kill Switch)는 스마트폰을 분실했을 때 스마트폰에 저장된 데이터를 원격으로 삭제할 수 있는 기능으로 보안의 영역에 해당한다기 보다는 단말기 통제·관리의 영역에 가깝다.
이에 업계전문가들은 기본 보안프로그램 선정을 위해서는 ‘킬스위치’기능 지원 여부 보다는 백신의 기본적인 성능을 더욱 우선시 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LG전자는 기본 보안프로그램 선정 과정에서 부가기능인 킬스위치 기능에만 주목하고, 보안 어플의 최적화 과정이나 정확한 성능 테스트는 거치지 않았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LG전자측은 현재 G3에서 발생하고 있는 발열 현상과 속도저하 현상에 대해 MMS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인터넷 쪽에서 말이 나오고 있는 것 같은데, G3의 성능과 MMS의 영향에 대해 우리가 파악한 바는 없다”라고 말했다.
맥아피 관계자는 “문제점에 대해 인식하고 있지만, 미국 본사에서 정확한 원인을 파악 중에 있어 답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맥아피가 CPU점유율이 높다는 명확한 원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핑계로 사용자들의 불편은 무시한 채 시간만 끌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보안업체 개발자는 “백신에 부가기능으로 킬스위치 기능을 지원하는 것은 말 그대로 부가기능일 뿐이다”라며 “백신에 굳이 나서서 킬스위치 기능을 추가할 이유도 없을 뿐더러, 그런 부가기능으로 백신을 평가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킬스위치 기능은 어떻게 보면 굉장히 쉬운 기술이다"라며 "국내 보안업체들 대부분이 그 기능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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