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가 현대중공업 하청 노동자들의 항의집회에 대해 '박원순 후보의 사주 가능성'을 언급해 논란이 된 가운데, 새정치연합이 "황당하고 어리둥절하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박원순 후보 측도 "인간에 대한 예의마저 의심케 한다"고 강력 비판했다.
앞서 정 후보는 30일 자신의 서울 대학로 유세 현장에서 현대중공업 사업장 내의 산업재해 문제에 대해 항의하는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시위를 보고 "박원순 후보 측에서 저런 일을 했다면 박 후보는 구속 처벌돼야 한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박광온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31일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정 후보의 발언에 대해 "아무 근거도 없이 말했다"며 "4차원적 망언에 황당하고 어리둥절할 따름"이라고 성토했다.
박 대변인은 "더더군다나 '~을 했다면'이라는 토를 달아 법에 의한 처벌을 피하려는 모양"이라며 "법을 피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무고한 박원순 후보를 비방하는 정 후보의 저급함을 꿰뚫어보는 시민의 눈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힐난했다.
이어 "아직도 '국민이 미개하다'는 말에 공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고 정 후보 막내 아들과 부인의 실언을 꺼내들기도 했다.
박 대변인은 "서울시민들은 정몽준 후보가 왜 서울시장에 나왔는지를 모른다"며 "박 후보를 헐뜯고 비방하기 위해 서울시장에 나온 것은 아니지 않나. 남의 탓만 하다가 시간 보내지 마시고, 지금부터라도 시장이 되면 무엇을 하겠다는 설명을 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대학로에서 유세를 벌이는 건너편으로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업체지회 소속 회원들이 이재성 회장의 구속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침묵 시위를 하고 있다.ⓒNews1
박원순 후보 선거캠프 황대원 부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생명의 소리 없는 절규마저 사주설로 돌리며 사회적 책임과 생명에 대한 기본적인 가치관마저 붕괴시키고 있다"고 성토했다.
황 부대변인은 정 후보가 현대중공업 노동자 안전사고에 대해 입장표명이나 사과를 발표하기는커녕 동문서답과 책임회피로 일관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람의 생명과 자유가 걸린 문제를 마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것처럼 인식하는 태도는 서울시장 후보로서의 자질과 품격을 넘어 인간에 대한 예의마저 의심케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정 후보는 노동자들의 피를 토하는 소리 없는 절규와 통곡에 답해야 한다"며 "후보이기 이전에 따뜻한 가슴을 가진 사람이 먼저 돼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황 부대변인은 "영혼 없는 서울 안전을 외치기 전에 한 생명을 우주 같이 여기고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의 소리 없는 절규에 답하는 정몽준 후보를 보고 싶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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