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준호기자] 한국 게임산업을 20년간 이끌어온 넥슨이 과거와 미래를 짚어보는 ‘체크포인트’ 자리를 마련했다.
넥슨은 27일부터 오는 29일까지 판교 넥슨 사옥과 인근 발표장에서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 14 (Nexon Developers Conference 2014, 이하 NDC 14)’를 진행한다.
◇김정주 NXC 대표 “앞으로의 게임..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첫 날 행사에서는 '게임 회사 CEO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김정주 넥슨 창업자와 현재 넥슨 경영진간의 대담이 진행됐다.
김정주 넥슨 대표는 “넥슨의 황금기는 2003년부터 2005년까지였다. 사실 그 이후로는 크게 성공한 자체 개발작이 없는 것 같다”며 “향후 넥슨은 어떻게 성장해야 하냐”고 질문을 던졌다.
좁게는 넥슨의 과거와 미래를 묻는 질문이었지만, 넓게는 최근 게임업계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살펴보자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상업적으로 크게 성공한 한국 온라인게임이 없고, 모바일게임 시장 전망도 밝게만 보기는 힘든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김정주 NXC 대표, 오웬마호니 일본넥슨 법인 대표, 박지원 넥슨코리아 대표(좌측부터, 사진=넥슨)
박지원 넥슨코리아 대표는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이후 한국 시장에서 상업적으로 크게 성공한 게임은 없는 것 같다”며 "넥슨이 상장 이후 수익성을 챙겨야 하다보니, 기존 인기 게임의 라이브 서비스에 무게를 둔 것도 분명한 이유"라고 되돌아 봤다.
그는 "수익성 보다는 창의적인 게임을 만들려고 했던 과거 넥슨의 DNA와 상장 이후 얻게 된 규모의 경제의 장점을 살려 앞으로 좋은 게임을 만들겠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또 박 대표는 “넥슨이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게 모바일 분야에서는 트랜드를 따라 가려는 게임만 만들려고 한 것 같다”며 “모바일에서도 ‘영웅의군단’ 같이 넥슨만이 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웬 마호니 넥슨 일본 대표는 “우리는 (게이머들이) 스스로 참여하는 예술 작품을 만드는 회사”라며 “돈을 벌기 위한 게임이 아니라 게임이 좋아서 자연스럽게 매출이 커지는 게임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넥슨은 한국에 1500명, 일본에 500명 등 총 2000명 규모의 개발진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전세계 어떤 게임사와도 경쟁할 수 있는 규모다. 두 대표는 앞으로 '넥슨'의 이름 값에 걸맞는 창의적인 게임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겠다는 뜻도 밝혔다.
또 이들은 어떤 게임이 좋은 게임이냐는 김정주 대표의 질문에 모두 ‘빠져들어 다른 것을 잊을 수 있는 게임’이라는 공통적인 답변을 내놨다.
◇ ‘게임’은 소프트웨어 산업의 미래
‘체크포인트’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이번 컨퍼런스는 과거 게임의 역사를 되짚고, 미래의 발전 방향에 대해 모색해보는 시간으로 구성됐다.
기조연설에 나선 전길남 카이스트 명예교수는 “IT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산업의 공동 발전이 중요하다”며 “우리나라가 거의 유일하게 국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분야가 온라인 소프트웨어 산업이며, 특히 온라인게임”이라고 평가했다.
◇한국 인터넷의 아버지라 불리는 전길남 카이스트 명예교수가 NDC2014에서 기조연설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넥슨)
온라인게임은 스마트폰, 웨어러블 디바이스에서 갈수록 중요해지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I)나 온라인 서버기술 등의 결정체이기 때문에, 미래 한국이 경쟁력이 가지기 위해서는 온라인게임 산업 발전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또 전길남 박사는 ‘규제’는 정부의 태생적인 성격으로, 게임업계가 선도적으로 나서 자율규제를 더 강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NDC 2014에는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 김학규 IMC게임즈 대표, 파티게임즈 이대형 대표, 넥슨 정상원 부사장, 엔도어즈 김태곤 상무 등 업계 유명 개발자들이 대거 참여해 그 동안 현장에서 경험한 기술과 고민들을 나눌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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