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최근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 삼성생명에서 80여명에 이르는 인력이
삼성전자(005930)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각 계열사들이 차·부장급 인력을 받아들이는 걸 부담스러워한 탓에 상당수 이직 직원이 과장, 대리급으로 구성됐다.
2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번에 전자로 이동한 직원들은 그동안 삼성생명에서 해왔던 업무와 연관이 있거나 유사한 부서로 배치될 전망이다.
삼성SDI(006400)와 호텔신라, 크레듀,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나머지 계열사로도 10~15명의 인력이 배치된다.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에서 산업부문으로 80여명의 인력이 한꺼번에 이동하는 사례는 흔치 않다. 한 관계자는 "지난 2003년 구조조정 이후 처음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다른 계열사에서 삼성전자에 유입된 외부 인력은 총 500여명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삼성생명에서는 이번 인력 구조조정을 두고 원성의 목소리가 높다. 부장급 이상이 많은 '항아리형' 구조를 바꿔 조직 효율성을 높인다고 해놓고 정작 사원·대리급만 이동시켜 '역(逆)피라미드형'을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주 삼성생명 서울지역 영업담당 사업부장(상무급)들을 만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근 삼성코닝정밀소재, 삼성증권 등에서 일부 인력이 삼성전자로 유입됐지만 사업부 보강보다는 구조조정에 대해 부정적인 외부 시선을 회피하기 위한 측면이 크다"며 "갑작스런 계열사 이동을 거친 직원 상당수는 환경 변화에 쉽게 적응하지 못한다"고 우려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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