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우크라이나 최고 재벌 리나트 아흐메토프가 도네츠크주에서 친러 반정부 세력에 항의하는 파업 시위를 주도했다.
◇리나트 아흐메토프가 파업 시위에 참여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우크라이나 최고 재벌이자 도네츠크주 탄광과 발전소를 소유하고 있는 리나트 아흐메토프가 직원들을 이끌고 파업 시위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리나트 아흐메토프는 이날 30만명의 직원들에게 파업할 것을 촉구했다.
중앙 정부와의 분리독립을 추구하고 있는 친러 세력에 항의 차원에서 파업을 단행한 것이다. 도네츠크 친러 세력이 자신들에게 세금을 내지 않으면 그의 기업을 국유화하겠다고 위협한 점도 이번 파업을 촉발시켰다.
아흐메토프는 지역 TV에서 "친러 분리주의자들이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주민들을 집단학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우크라이나 중앙정부는 아흐메토프가 이처럼 친러 세력에 맞서 파업한 것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아흐메토프는 그동안 친러 세력에 대한 비난을 극도로 자제하는 등 조심스러운 행보를 이어왔다.
그는 지난달 친러 분리주의자들이 도네츠크 정부 청사를 점거했을 당시에도 아무 발언을 하지 않았다.
아르센 이바코프 우크라이나 내무장관은 "친러 세력에 대항하는 움직임이 활기를 띄고 있다"며 "이런 사람들의 에너지는 어떠한 테러리스트 소탕 작전 보다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내무부의 기대와는 달리 실제로 파업 시위에 참여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친러 세력에 별다른 불만이 없는 근로자들이 많았던데다 파업 참여가 의무사항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도네츠크 외곽에 자리한 철강회사 하나에만 6000명이 넘는 근로자가 있는데, 이날 파업 시위에는 고작 수백명이 참여했다.
이 철강회사 대표는 "도네츠크 근로자의 90%가 우크라이나 중앙정부에 반감을 품고 있다"며 "우리 사업장에서도 600명만이 자발적으로 일을 중단하고 시위에 참여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에 편입해야 한다는 의견과 어디에도 의존하지 않은 독립 국가를 이룩해야 한다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지만, 중앙정부에 반대한다는 점에서는 의견일치를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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