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터키 최악의 탄광 폭발 사고의 사망자 수가 280명을 넘어선 가운데 이번 사태가 정부의 소홀함이 빚어낸 인재라는 여론이 확산되면서 시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터키 소마 탄광 사고로 반정부 감정이 고조돼 전국 곳곳에서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조작업이 계속 진행되고 있으나, 사건이 발생한 지 사흘째 화재가 진압되지 않아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283명이다. 아직까지 갱도 안에 갇혀있는 광부의 수는 142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안일한 대응이 대형 참사를 불러일으켰다는 '정부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전국에서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정부 진압대가 시위대의 행진을 물대포로 저지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가 이끄는 정의개발당(AKP)이 2주 전 소마 탄광에 보안결함 테스트를 시행해야 한다는 야당의 건의를 묵살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시위가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 14일 에르도안 총리의 보좌관인 유수프 예르켈이 제압당안 시위대를 발로 걷어차는 사진이 공개되면서 시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터키 최대 노동조합인 공공노조연맹(KESK)는 이날 탄광 사고에 항의하는 파업을 벌였고 이즈미르에서는 2만명이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이스탄불에서도 수천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에르도안 정부 퇴진을 외쳤다.
수도 앙카라에서는 중동기술대학 학생들이 에너지·자원개발부 청사로 분노의 행진을 시도하다가 경찰과 맞서기도 했다. 경찰은 물대포와 최루가스로 시위대의 행진을 가로막았다.
앙카라 시내 공원 곳곳에서는 사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한편, 전문가들은 오는 8월 터키 대선을 앞두고 이번 탄광 사고가 판세를 가를 쟁점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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