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호흡보조기 제거..“13일 의식회복 관건”
아침 7시30분경 담당 의료진 회진 후 자가호흡 가능 판단
2014-05-12 11:04:52 2014-05-12 11:09:22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입원한 지 이틀째 접어든 가운데 이 회장의 병세가 점점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이 의식을 회복하게 되는 13일경에는 그의 건강상태에 대한 정확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12일 삼성, 삼성서울병원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30분경 담당 의료진이 20층 VIP 병실을 회진하며 이 회장의 상태를 면밀히 살핀 뒤, 보조장치 없이 호흡이 가능하다는 판단 하에 8시30분경 에크모(환자의 심장과 폐의 기능을 대신하는 장비)를 제거했다. 
 
지난 11일 순천향대병원 응급처치와 삼성서울병원에서 스텐트 삽입시술 이후 의식을 회복한 이 회장은 저체온치료를 위해 진정제를 투여하고 깊은 수면에 빠진 상태다. 이 회장의 의식 회복 여부는 48시간 저체온치료가 끝나는 13일 오전경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이 회장이 입원해 있는 20층 VIP 병실은 외부인 진입이 저면 차단된 채 24시간 경비원들이 교대로 철통보안을 유지하고 있다. 현장 의료진과 보안직원들은 "이 회장의 건강 상황에 대한 일체의 정보도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병원 전체에 '함구령'이 떨어진 상황.
 
◇이건희 회장이 입원 중인 삼성서울병원 VIP 병실.(사진=황민규 기자)
 
앞서 이 회장을 응급 처치했던 순천향대병원 관계자는 "당시 상황은 자가 호흡을 거의 하지 못해 심장박동이 멈출 정도로 급박한 상황이었다"며 "조금만 늦었어도 크게 위험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 자택이 있는 한남동 순천향대병원에서는 심폐소생술로 이 회장의 심장기능을 되살려냈다. 
 
한편 지난달 17일 이 회장이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할 때 이마에 붙여진 상처에 대한 의문점도 재조명되고 있다. 당시 이 회장의 왼쪽 이마에 6~7cm 크기의 반창고와 그 속에 피가 응고된 흔적이 남아 있어 관계자들 사이에서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고령의 환자의 경우 건강상황이 나빠질수록 공간지각 능력이나 균형을 유지하기 힘들어 이동 중 이곳저곳에 부딪히는 경우가 잦다"며 "이건희 회장의 이마 흉터 역시 입국 전부터 이미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다는 근거로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계에서는 당초 예상보다 이 회장의 공백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속도를 내기 시작한 사업구조 재편과 경영권 승계 작업 등 산적한 현안들에 대한 수뇌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SDS 상장 등 최근 진행되고 있는 사업 재조정, 지분정리 등은 기존에 짜인 시나리오대로 진행될 것"이라며 "당초 이 회장이 그려놓은 큰 그림대로 그룹 후계 구도가 무리 없이 완성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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