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신성장 시장으로 꼽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노트북 사업을 전면 중단했다. 지난해 동아프리카 시장에 이어 남아공 역시 PC제품 수요가 급감하며 더 이상 사업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최근 남아프리카 시장에서 모바일, 태블릿PC 제품군의 수요가 급증하는 반면 PC시장 하향세가 깊어짐에 따라 노트북 추가 공급을 중단했다. 큰 변수가 없는 이상 삼성전자 PC사업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철수 수순을 밟게 된다.
삼성전자는 대신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사업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시장분석기관인 IDC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남아공 시장의 태블릿 출하량이 PC출하량을 처음으로 넘어선 데 이어 4분기 태블릿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7.1% 폭증했다. 이 기간 PC시장은 18.8% 감소했다. 뚜렷한 대비다.
지난 2월 권의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무역관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지에 스마트폰이 처음 보급된 2009년 판매량은 100만대에 불과했지만 지난 2012년에는 560만대로 급증했다. 태블릿PC도 지난 2010년 1만대 이하의 판매량으로 저조했지만 2012년에는 총 40만대가 팔리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이 같은 IT 기기의 '세대교체'는 남아공을 넘어 전 세계적인 추세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PC시장 규모는 3억1400만대 수준으로, 전년에 비해 10.1% 줄었다. 올해도 3.8% 더 축소되며 지속적인 하향세가 예상된다.
주요 PC 제조사들도 노트북 분야 사업을 축소하거나 아예 PC사업을 중지하는 분위기다. 한때 바이오(VAIO)를 앞세워 명품 PC의 대명사로 꼽히던 소니는 불황을 이기지 못하고 PC사업을 자국 투자펀드회사인 재팬인더스티얼파트너스(JIP)에 매각했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4분기에 27%대의 시장 점유율로 1위를 유지하던 동아프리카 노트북 시장에서 철수했다. 올 1분기 초슬림 노트북 '글램'을 출시한
LG전자(066570)도 끊임없는 PC사업 중단설에 시달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IT 제조사들이 그동안 쌓아둔 제품력을 바탕으로 당분간 PC시장서 명맥은 유지하겠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성장에 따라 PC사업은 지속적인 하향세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노트북 시리즈9.(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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