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45일간의 영업정지에서 벗어난 KT가 단독 영업개시 6일만에 경쟁사들로부터 7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데리고 온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27일부터 단독 영업을 시작한
KT(030200)는 영업개시 5일째인 지난 1일까지 모두 7만3413명의 번호이동 순증 가입자를 기록했다.
번호이동 순증 수치는 타사로부터 얼마나 많은 가입자를 빼앗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신규 가입자 규모는 포함되지 않는다.
◇이동통신 3사의 단독 영업 초기 5일동안의 번호이동 순증 수치비교. 주말 번호이동 실적은 전산망이 운영되지 않는 토요일과 일요일을 합쳐서 월요일에 집계된다. 때문에 3사가 최고치를 기록한 날들은 주말 번호이동 수치를 포함한 것이다.(자료제공=각 사)
KT는 이러한 성과의 배경으로 영업정지 기간동안의 대기수요와 단말기 가격 인하 효과가 주효했다고 밝혔다.
KT 관계자는 "지난달 13일 사업정지 시작 날부터 지금까지 연속으로 45일을 지나왔기 때문에 그 동안의 대기수요가 많았다"며 "일간 번호이동 수치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 대기수요가 있었음을 증명한다"고 설명했다.
또 삼성전자의 '갤럭시S4 미니', LG전자의 '옵티머스GK' 등 전용폰 출고가 전격 인하한 점과 영업재개를 앞두고 발표한 '스펀지 플랜', '전무후무 멤버십', '알짜팩' 등 다양한 프로모션 역시 고객 끌기에 한몫 한 것으로 평가됐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사업정지 초기와 시장 분위기가 확연하게 다르다"며 "통신사 경쟁 패러다임이 보조금 살포에서 출고가 인하로 옮겨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KT는 전용폰과 출시한지 20개월이 지난 아이폰4S 등 일부 단말기의 출고가를 인하하며 뽐뿌, 클리앙 등 휴대폰 전문 커뮤니티에서 인기가 대폭 상승했다. 이용자들이 소비 심리가 사업정지 초기와 비교해 많이 살아났다는 평가다.
또 지난 1일 근로자의 날을 시작으로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등이 포함된 가정의 달 수요와 맞물려 앞으로도 좋은 실적을 나타낼 것으로 업계 관계자는 전망했다.
◇지난달 30일 서울 마포구의 한 이동통신사 판매점이 '최대 보조금으로 정상영업 합니다'라는 플랜카드를 걸고 영업하고있다.(사진=곽보연기자)
반면 경쟁사들은 KT의 가입자 유치가 도를 넘어섰다며 불법보조금 투입 의혹을 제기했다. KT가 최신폰인 갤럭시S5에 86만원, 베가 시크릿업에 70만원, LG G프로2에 64만원에 달하는 전방위 보조금 정책을 펼쳤다는 것이다.
경쟁사는 "영업정지 기간동안 14만8700만명의 가입자를 뺏긴 KT가 높은 수준의 번호이동 순증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대규모 보조금을 투입했기 때문"이라며 "보조금 단속이 어려운 온라인 사이트에서는 갤럭시S5를 19만원에, 아이폰5S 32GB를 16만원에 판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KT는 "번호이동 순증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이용자들의 소비 심리가 영업정지 초기에 비해 다소 살아났고, 출고가 인하나 스펀지 플랜 등 프로모션 효과 덕분"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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