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스마트폰 가격정책..삼성 '내리고' 애플 '올리고'
2014-04-15 17:31:54 2014-04-15 17:36:14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삼성전자와 애플이 상반된 가격정책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005930)가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5'를 전작에 비해 10만원 정도 낮게 출시한 가운데, 애플은 '아이폰6'의 출고가를 오히려 100달러 인상키로 결정했다.
 
14일(현지시간) 정보기술(IT) 전문 외신은 미국 투자은행 제퍼리스의 분석전문가 피터 미섹의 보고서를 인용해 애플이 올 3분기 출시할 아이폰6의 출고가를 100달러 인상하기 위해 미국 통신업체들과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애플은 100달러 중 50달러는 통신업체가 부담하고, 나머지 절반은 소비자가 부담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협상 중이기 때문에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 미국 이통사들은 일단 애플 제안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이통사 입장에서 아이폰을 배제할 수 없는 데다 새 아이폰이 나올 시점에 대적할 만한 신작이 없어 결국 수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아이폰5S'가 통신사의 보조금 없이 649달러였던 것을 감안한다면, 아이폰6의 언락 단말기는 749달러에 출시될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의 경우 아이폰5S가 81만4000원(16GB)에 판매됐기 때문에 아이폰6는 92만원대 수준으로 출고될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 가격 인상 가능성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증권사 퍼시픽 크레스트의 앤디 하그리브스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신제품 아이폰6에 새 기능을 넣고 화면 크기를 키울 것"이라며 "이에 따라 아이폰의 평균 판매가격이 605달러에서 641달러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News1
 
이 같은 애플의 행보는 최근 스마트폰 시장 흐름을 역행하는 것이다. 최근 고가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샤오미와 대만업체 아수스 등은 10만원대의 저가 스마트폰을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또 지난 11일 전 세계에 갤럭시S5를 출시한 삼성전자도 전작에 비해 10만원 정도 저렴한 86만원대에 제품을 내놨다. 때문에 애플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제 아무리 애플이라고 해도 과거처럼 센세이션을 일으킬 만한 기술적인 혁신은 어려울 것"이라며 "따라서 파이를 키우기보다 충성도가 높은 기존 애플 유저를 타깃으로 이익을 높이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애플은 이번에 대화면 디스플레이를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화면은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통해 패블릿 시장을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애플도 그간 외면해 왔던 대화면을 아이폰에 적용해 삼성과의 정면승부를 예고했다.
 
제조업체 관계자는 "애플이 큰 사이즈 화면을 신경쓰지 않다가 삼성에 한 방 먹은 것과 다름 없다"며 "이번에는 전작에 비해 확실히 커진 화면을 통해 패블릿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을 유인하고, 경쟁사인 삼성과의 차별화를 위해 고급화 전략을 펼칠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이 보급형 제품인 '아이폰5C'에서 한 차례 수모를 껶은 것도 이번 가격 인상의 주요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애플의 최고경영자인 팀 쿡은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아이폰5C가 예상보다 아이폰 판매에서 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아이폰5S에만 탑재된 터치ID 지문 스캐너로 인해 아이폰5C가 고급기기에 속함에도 소비자들에게 저가 기기로 인식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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