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경기지사 김진표-김창호 '공약 저작권' 싸움
"짝퉁 법안" vs "박기춘 의원이 2년 전부터 준비"
2014-04-06 15:04:15 2014-04-06 15:08:42
[뉴스토마토 장성욱기자] 갈 길 바쁜 새정치민주연합이 이번엔 광역자치단체장 후보 간 '공약 저작권' 싸움에 휘말렸다.
 
6일 6.4 지방선거 경기지사 후보로 나선 김진표 의원과 김창호 전 청와대 국정홍보처장은 현 경기 북부 지역 일대를 따로 분리하는 법안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법안 이름은 각각 '평화통일특별도'(김진표), '평화특별자치도'(김창호)로 유사하다.
 
김창호 전 처장 측은 김진표 의원 측이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무단 도용해 '이름만 살짝 바꾼 짝퉁 법안'이라고 지적하자 김진표 의원 측은 공동 발의한 박기춘 의원 측이 2년 전부터 준비한 법안이라고 맞받아쳤다.
 
포문을 연 것은 김창호 전 처장 측이다. 김 전 처장은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상인은 상도(商道)를, 정치인은 정도(政道)를 지키는 것이 정도다. 하지만 이런 기본이 잘 지켜지지 않아 안타까울 때가 종종 있다"며 "짝퉁은 명품을 능가할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1년간의 연구와 노력 끝에 내용을 다듬어 지난 1월 15일 경기도지사 출마 선언 때 경기북부 평화특별자치도 독립을 저의 대표 공약으로 내세워 언론의 주목을 받았고 지난 3월 5일 경기방송이 주최한 민주당 경기지사 출마 후보 간 토론회에서도 평화특별자치도가 주요 의제가 됐다"며 "김진표 의원도 이 공약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보이며 명품 공약임을 인정한 바 있다"라고 지적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경기지사 예비후보(왼쪽부터) 김상곤, 김진표, 김창호, 원혜영 ⓒNews1
 
김 전 처장은 " 하지만 김진표-박기춘 의원은 법안 발의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준비하면서 그 어떤 논의나 의사 타진을 저에게 해오지 않았다"라며 "평화특별자치도를 평화통일특별도로 이름만 살짝 바꿨습니다. 호박에 검은 줄을 긋는다고 수박이 되지는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김진표 의원은 이날 오후 박기춘·원혜영 의원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김창호 예비후보의 평화특별자치도 구상을 접하고 바로 그 자리에서 탁견이라도 공개적으로 지지·수용 의사를 밝혔다"라고 반박했다.
 
더불어 김 의원 측 관계자는 "(평화통일특별도) 법안은 박기춘 의원이 2년 전부터 준비했다"면서 "다만 구체화되지 못한 것을 김 의원과 박 의원이 발전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법안은 김 전 처장 측 법안보다 더 크고 포괄적"이라며 "김 전 처장 측 법안을 절대 베낀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김 전 처장 측만 동의한다면 정책 연대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원혜영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법안을 위해) 경기 남부 의원들도 협조해야 한다"며 "320만 경기북도가 탄생하면 민족과 대한민국을 위해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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