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 새누리당은 '상향식 공천', 새정치민주연합은 '기초선거 무공천'을 오는 6월 지방선거의 가장 특징적인 출발선으로 삼았다.
◇ 지난 21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6회 지방선거 사전투표 및 개연 시연회 ⓒNews1
기초단위 선거로 국한한다면 한쪽은 공천을 하고, 한쪽은 하지 않는 모양새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기호 1번'을 확보한 여당과 달리, '인물 알리기'에 방점을 둔 선거전략이 불가피해 보인다.
최재천 새정치민주연합 전략홍보본부장은 지난 21일 이와 관련해 "번호 갖고 자신의 대표를 선택하는 시대는 지났고 (유권자들이) 지역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할 수 있는 예지력이 있다고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기초선거 무공천 결정의 여파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최 본부장은 "중앙당 개입 없이 각 지역과 당원 수준에서 자율적으로 (후보를) 조정해내는 것이 가장 풀뿌리 민주 정치의 핵심요소이며 훈련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한길,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기초선거 무공천' 방침을 수차례 못 박았음에도 당내 재검토나 입법화 여론이 이는 것은 이런 자신감이 널리 확산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결국, 새정치민주연합의 이번 결정은 공천을 하느냐, 마느냐 차원의 문제를 넘어 유권자가 '기호 효과'를 무시하고 지역의 일꾼을 제대로 선택하고자 하는 의사와 능력이 있는가 하는 논의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이 마주한 당장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이번 6월 지방 선거에서 제주도와 세종시 외 지역의 유권자는 광역단체장, 광역의원, 기초단체장, 기초의원 등 모두 총 7번의 선택을 해야 한다. 지방선거의 투표율은 2006년부터 두 번의 선거에서 50%를 조금 상회하는 수준이었다.
많은 후보자 선택으로 인한 혼란,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선거에 비해 낮은 관심도는 새정치민주연합에 특히 불리하다.
전용주 동의대 교수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보수적인 유권자들은 확실히 1번을 찍으면 되니까 혼란이 없는데 다른 쪽에서는 문제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은 정당이 무소속 후보자를 지지하거나 지원하는 경우 그 사실을 표방할 수 있다'고 명시한 공직선거법 제84조에 따라 '기호 효과'에 준하는 간접 지원 방법을 고민하지만 아직 뚜렷한 대책은 없다.
새정치민주연합 관계자는 창당도 얼마 되지 않은 사정을 들며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이번 6월, 기초단위 선거에서 여당이 승리한다면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서부터 기초선거 무공천 회의론이 강하게 일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새정치민주연합이 좋은 성과를 낸다면 이는 단순히 한 정당의 승리했다는 의미 이상으로, 유권자들이 단순히 1번, 2번 하는 '소속'이 없어도 '인물 경쟁력'이 있다면 관심 갖고 찍어줄 준비가 돼있다는 신호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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