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영기자] 가구업계 1위
한샘(009240)이 지난 2012년 진출한 정수기 시장에서 발을 뺐다.
건설경기 악화로 특판시장을 통한 정수기 판매가 힘들어진 데다, 온라인, 홈쇼핑, 오프라인 매장 등 B2C 채널을 통한 판매도 크게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유의 방판 구조로 시장 지배력을 키우고 있는 코웨이 등 기존 강자의 진입 장벽도 두터웠다.
이에 한샘은 외식업으로 눈을 돌렸다. 지난해 레스토랑을 오픈했고, 나아가 식료품과 와인 유통업까지 손을 뻗을 예정이다. 한샘 관계자는 24일 "2012년 진출했던 정수기 사업을 지난해 2월 정리하고 협력업체에 넘겼다"며 "현재 특판 등 한샘에서 공급되는 정수기는 협력업체를 통해 납품받아 물량을 채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최근 몇 년 동안 주방이나 욕실 인테리어 사업부문을 꾸준히 확장하고 있어 정수기 사업 하나 떼어냈다고 매출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며 "이번에도 사업영역 확대의 일환으로 유기농식품과 와인 유통업에 진출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샘은 지난 2012년 8월 부엌가구 사업 시너지 창출을 위해 '탱크리스' 브랜드를 만들어 정수기 사업에 직접 뛰어들었다. 실제 정수기 사업을 처음 시작한 것은 지난 2009년으로, 자회사 이펙스를 통해 홈인테리어 특판 시장에 제품을 공급했다.
이후 한샘은 주방 인테리어 사업 분야를 확장시키면서 이펙스에서 정수기 사업부문을 떼어와 홈쇼핑, 온라인, 오프라인 매장 등을 통해 제작부터 판매까지 직접 나섰다. 이때 한샘은 렌털 사업으로는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하고, 기존 정수기 업계와는 차별화된 채널을 통해 가격대를 대폭 낮춰 일시불 형태로 판매했다.
그러나 B2C, B2C 시장 모두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자, 6개월만인 지난해 2월 다시 협력업체에 정수기 부문을 넘겼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경기가 오랜 기간 침체되다 보니 특판가구 인테리어 시장은 영업 자체가 힘든 것이 사실"이라면서 "이에 한샘은 온·오프라인과 홈쇼핑을 통해 정수기를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려고 B2C 시장을 공략했지만 해당 시장은 설계사 조직(대면채널)이 장악하고 있어 쉽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고 대면채널을 새롭게 만들기에는 시간과 비용이 엄청나게 드는 데다, 코웨이 등 이미 시장에서 입지를 굳혀온 브랜드 사이에서 살아남기도 힘들다고 판단해 사업을 철수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샘은 지난해 정수기 사업을 접고 외식업으로 눈을 돌렸다. 부산 센텀시티, 서울 잠실과 목동 등 대형 플래그숍을 중심으로 레스토랑 '쌤 카페'를 오픈했다. 올해는 여기에 유기농식품과 와인 판매점까지 추가로 오픈하고, 나아가 도매업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한샘 관계자는 "플래그숍이 가구는 물론 인테리어 및 주방소품 등 생활용품까지 원스톱 구매가 가능한 공간에서 식품 구매까지 가능하도록 한 단계 진화하게 된다"며 "올해 안에 프리미엄 식품 매장이 첫 선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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