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의혹을 청와대가 전방위적으로 사전 조사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채 전 총장의 '혼외자'에 대한 뒷조사와 관련돼 검찰이 추적하던 방향이 국정원과 함께 청와대를 향해 본격적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24일 검찰 등에 따르면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조기룡)는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의혹사건 수사결과 발표가 있기 직전인 지난해 6월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실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통해 채 전 총장의 '내연녀'로 지목된 임모씨의 산부인과 진료기록을 조회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국민건간보험공단 직원인 A씨가 지난해 6월 하순 국민건강보험공단 내부전산망을 이용해 임씨의 진료기록 등을 조회한 것을 적발해 최근 소환 조사했으며, A씨는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실로부터 부탁을 받고 기록을 조회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올해 초 소환조사를 받은 유영환 서울 강남교육지원청 교육장으로부터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 요청으로 채 전 총장의 혼외자로 지목된 채모군의 초등학교 학적기록을 조회한 것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유 교육장은 서초구청과 강남교육지원청 등을 담당하고 있는 국정원 조정관의 부탁으로 채 군의 초등학교 교장을 통해 채 군의 학적을 조회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과정에 청와대도 개입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검찰은 이와 함께 경찰 내부전산망을 통해 채 군의 주민등록정보를 조회한 김 모 경정 등 현직 경찰관 3명을 최근 소환 조사했다. 김 경정은 지난해 6월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파견돼 근무했다.
검찰은 또 김 경정이 임 씨를 통해 채 전 총장이 사건 청탁과 함께 금품을 수수했다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첩보를 확인하기 위해 경찰 전산망으로 임씨의 신상정보를 확인한 정황을 포착하고 이에 대한 수사도 병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검찰이 밝혀낸 사안을 종합해보면 서초구청 조이제 국장은 가족관계등록부 등을, 강남교육지원청 유영환 교육장은 채군의 학적 조회 등을, 국민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임씨의 산부인과 기록 등을 조회 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이들과는 별도로 채군 가족의 주민등록 사항의 확인과 채 전 총장의 사건무마 청탁 등에 대한 내사는 경찰 관계자들이 나서서 확인 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그 시기는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결과 발표가 있던 지난 6월14일 전후로 집중되어 있다.
이 가운데 지금까지 채군의 가족관계와 학적을 조회한 '배후'로 국정원이 거론됐으나 최근 수사로 청와대가 수석실을 통해 관계자들을 움직인 최종 '배후'로 떠오르고 있어 청와대 관계자들의 수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만, 조 국장과 유 교육장이 확인한 채군 등의 정보 조회 활동은 국정원이 청와대와 별개로 움직인 것인지 청와대와 교감이 있었는지 등은 이번 검찰 수사에서 밝혀져야 할 부분으로 떠올랐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지난해 9월30일 퇴임식을 갖고 대검찰청 청사를 떠나기 전 배웅 나온 검찰간부들에게 당부의 말을 하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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