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모비스의 이지원. (사진제공=KBL)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울산 모비스의 유재학 감독은 서울 SK전에서 2쿼터 막판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반면 SK 문경은 감독은 입맛을 다시며 안 풀린다는 표정을 지었다.
두 감독의 경기 중반 모습은 경기 전체를 함축했다.
모비스가 23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1차전(5전3승제) SK와 경기에서 71-62로 이겼다. 모비스는 43-26으로 2쿼터 기선제압을 한 이후 끝까지 승기를 놓치지 않았다.
유재학 감독이 꺼내든 카드는 이지원을 활용한 김선형 틀어막기였다. 여기에 맨투맨 수비와 변칙적인 2-3 지역방어를 섞었다.
이지원은 올 시즌 신인 이대성에 밀려 21경기만 출장했다. 부상도 올 시즌 그의 발목을 붙잡았다. 이 때문에 평균 2득점의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지원은 스피드만큼은 검증된 선수다. 김선형과 2011 드래프트 동기인 그는 이따금 김선형의 천적으로 분류돼 왔다.
이날도 이지원은 1대1 수비에서 김선형의 오른쪽 돌파를 철저히 막았다. 유재학 감독은 이지원을 투입해 김선형을 약점인 왼쪽으로 보냈다. 모비스는 이지원을 중심으로 김선형을 의도적으로 왼쪽으로 보내고 나머지 선수들이 약속된 움직임으로 막는 수비를 펼쳤다.
김선형은 2쿼터까지 2득점에 묶였다. 경기 전체에서도 3득점을 기록했다. 이지원과 모비스의 변칙적인 수비는 초반 김선형의 흐름을 떨어트렸다. 이지원은 6득점을 올리며 이날 경기에서 자기 몫 이상을 해냈다.
SK는 4쿼터 중반까지 강한 압박수비를 바탕으로 끝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한 번 리듬이 깨진 에이스 김선형은 좀처럼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았다. 자연히 SK는 고비를 넘지 못했다.
애런 헤인즈가 이날 26득점을 올렸으나 효율성 면에서는 뒤쳐졌다. SK의 다른 선수들은 모두 한 자릿수 득점에 머물렀다.
모비스는 올 시즌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 4강에 올라갔다. SK와 오리온스가 6강 플레이오프를 펼치는 동안 시간적 여유가 많았다. 이날 맞대결에서 유재학 감독은 SK를 철저히 분석했음을 경기력으로 증명했다.
두 팀의 2차전은 25일 저녁 7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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