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삼성전자(005930)가 미러리스 카메라 'NX 미니'를 꺼내든 19일. 카메라 업계가 술렁였다. 신제품 출시가 어제오늘의 아니지만 업계 이목이 쏠린 것은 괄목할 만한 디자인 때문이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단연 두께다. 카메라 제조사들이 경쟁적으로 카메라의 크기와 무게를 줄이면서 너도나도 '스마트폰보다 작은 사이즈'를 내세우고 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에 비해 휴대성이 떨어지는 맹점이 있다.
◇NX 미니의 두께는 22.5mm로 바지 주머니나 안주머니에 넣어도 큰 부담이 없다.(사진=뉴스토마토)
바로 두께 때문이다. 렌즈를 제외하고서도 스마트폰에 비해 6배 이상 두껍다. 하지만 NX 미니의 두께는 22.5mm에 불과하다. 때문에 스마트폰처럼 바지 주머니에 넣고 다녀도 부담이 없다. 외관만 봐서는 미러리스 카메라가 아닌 콤팩트 카메라에 가까워 보인다.
파스텔톤의 핑크·그린색은 여심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봄과 잘 어울린다. 앞면은 갤럭시노트3에 적용된 가죽 느낌의 플라스틱 디자인을 적용했다.
셀프카메라에 특화된 카메라인 만큼 위로 180도 올릴 수 있는 75.2mm(3.0형) 터치 디스플레이를 채용했다. 보통 디스플레이를 올리면 디스플레이가 올라간 공간은 검은 색이지만 NX 미니는 바디와 색을 통일했다. 덕분에 디스플레이를 위로 올려도 이질감 없이 일체된 느낌이 난다.
◇디스플레이를 180도로 올려도 디스플레이 공간이 바디와 같은 색이다. 디자인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부문이다.(사진=뉴스토마토)
다른 카메라와 다른 점은 디스플레이를 위로 올리기만 하면 카메라가 2초 만에 켜진다는 점이다. 따로 전원 버튼을 누를 필요가 없어 편하다. 디스플레이를 올린 후 화면을 손으로 터치하면 3초 후 촬영이 시작된다. 그 시간 동안 머리카락과 옷 매무새를 가다듬을 수 있는 여유가 있다.
'윙크 기능'도 추가했다. 셀카모드에서 윙크를 하면 사진이 저절로 찍힌다. 두 눈을 감을 경우에는 윙크로 인식하지 않아 찍히지 않는다.
NX 미니는 두 가지의 손떨림 방지 기능(OIS)을 지원한다. OIS 2 모드는 OIS 1 모드에 비해 떨림에 더 강하다. OIS가 상시 적용돼 배터리 소모가 큰 반면 OIS 1은 반셔터 눌렀을 때만 작동이 되기 때문에 선택적으로 설정하면 된다.
또 어안렌즈, 스케치, 미니어처, 바네팅 등 5개의 스마트필터를 제공한다. 여기에 한 번 충전으로 650장까지 촬영할 수 있는 배터리 능력도 갖췄다. NX 마운트 어댑터를 별도로 구매하면 NX 다른 카메라에서 사용하던 렌즈를 NX미니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NX 미니에서 '에러'라고 느껴지는 점은 바로 셔텨음이다. 미러리스 카메라임에도 마치 스마트폰으로 찍는 것 같은 소리가 난다. 때문에 촬영할 때 느낄 수 있는 '손맛'은 느낄 수 없다. 뷰파인더도 없다. NX 미니는 삼성전자의 카메라가 그렇듯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보다 갤럭시카메라에 더 가까워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번 제품을 출시하면서 촬영자 혼자 자신의 모습을 촬영하는 셀피(Sefie)를 넘어 여러 명이 모여 사진을 함께 찍는 위피(Wefie)를 제안했다. 광범위한 셀카 개념이다.
팔을 뻗어 자신의 모습을 찍는 셀카는 주로 얼굴과 가슴까지만 앵글이 잡히기 때문에 그만큼 피부 보정에 신경을 썼다. 하지만 소니의 '소프트스킨' 기능보다는 못한 느낌이다. 역광에서 촬영할 경우 콘트라스트를 맞추지 못해 얼굴이 까맣게 나오는가 하면 보정되는 정도도 상대적으로 낮았다.
◇삼성 NX 미니는 디스플레이를 위로 올리기만 하면 전원이 저절로 켜지고, 터치하면 3초 후 촬영이 된다. 하지만 타이머 시간은 변경할 수 없다.(사진=삼성전자)
디스플레이를 위로 올린 후 셀카를 찍을 때 타이머 조정이 불가능한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또 메뉴에 따라 화면을 터치해서 설정할 수 있는 게 있고, 메뉴 버튼을 눌러야만 사용 가능한 기능이 있다는 점도 옥의 티다.
이 제품에는 내장 플래시가 탑재돼 있다. NX 미니 전용 외장 플래시를 구입하면 사용 가능하지만, 이밖에 다른 종류의 스트로보 장착은 불가능하다.
이날 삼성전자는 NX 미니의 출고가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글로벌 가격은 광곽 단 렌즈(9mm) 399달러, 9-27mm 렌즈는 499달러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국내의 경우 시장 상황에 맞춰서 가격 포지셔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메라 업계 관계자는 "제품이 언론과 협력사 일부에만 공개된 탓에 아직 보지는 못했지만 디자인적으로 진일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미러리스 카메라 중 다양한 색깔 마케팅을 한 경우가 많지 않은데 삼성이 과감한 결정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시도가 도전에 그칠 지, 혁신으로 승화할 지는 시장 판단에 달렸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