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이정철 감독 "방심 안하면" vs. 이선구·이성희 감독 "혹독하고 절실하게"
2014-03-17 14:26:29 2014-03-17 14:30:51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 베르사이유홀에서 열린 NH농협 2013-2014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여자부 이정철(왼쪽부터) IBK 기업은행 감독, 김희진 선수, 이선구 GS칼텍스 감독, 한송이 선수, 이성희 KGC 인삼공사 감독, 임명옥 선수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News1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지난 챔프전에도 1차전과 2차전을 승리하고도 대회 끝나기 전 방심한 것이 변수가 될 뻔했다. 순간의 방심만 하지 않으면 될 것 같다."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 "작년 2위에 머물렀던 한과 설움을 견디면서 올해 혹독하게 훈련했다." (이선구 GS칼텍스 감독), "지난 시즌 아픔을 구단 모든 선수들이 겪었다. 그래서 절실하게 준비를 했다." (이성희 KGC인삼공사 감독)
 
영광을 지키려는 사람도, 영예에 오르려는 사람도, 비장한 각오는 다르지 않았다. 여유를 내비치기도 했지만, 모두가 바라는 그 하나의 목표를 얘기하는 순간만큼은 절실했다. 포스트시즌의 서막은 그렇게 올랐다.
 
한국배구연맹(KOVO)는 17일 오후 서울 리베라호텔(서울시 강남구 청담동)에서 'NH농협 2013~2014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행사는 여자부를 먼저 진행하고 남자부를 이어 진행하는 형태로 구성됐다.
 
여자부의 경우 포스트시즌에 오른 3개팀(IBK기업은행, GS칼텍스, KGC인삼공사)의 감독과 대표 선수가 참석했다. 각팀 대표 선수로는 김희진(IBK기업은행), 한송이(GS칼텍스), 임명옥(KGC인삼공사)가 나왔다.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 "우승 자격 있다..방심은 금물"
 
IBK기업은행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일찌감치 챔프전 진출 자격을 얻었다. IBK가 이번 시즌도 정규리그 우승에 오른 것이다. 2위 GS칼텍스와 3위 KGC인삼공사의 플레이오프전을 관전하며 일전을 대비 가능한 여유로운 자리에 앉았다.
 
이 감독은 "(지난 시즌) 통합우승 이후로 이번 시즌을 준비하며 선수 구성에 변화가 있어 우려가 많았다. 선수들이 열심히 해준 결과가 이번 시즌의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어졌다."고 정규리그 우승 소감을 밝히면서 "절반은 성공한 것 같다. PO전에 어떤 팀이 올라오건 잘 준비해서 통합 2연패에 꼭 성공하겠다."고 출사표를 내비쳤다.
 
이 감독이 밝힌 IBK의 통합 2연패 달성 원동력은 '선수들의 고른 활약'이다. 이 감독은 "지난 시즌과 달리 외국인에 의존하지 않고 노련한 세터, 리베로를 필두로 김희진과 박정아가 성장했다. 외국인 선수가 우리 팀 플레이를 잘 접목, 팀에 녹아들고 있다"며 "한 곳에 편중되지 않는 플레이를 할 수 있어 우승 자격이 있다."고 자신했다.
 
키플레이어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공격수는 문제 없다. 수비형 레프트 채선아가 미치면 우승은 100%라 확신한다"며 "지난 챔프전에도 1·2차전 승리하고도 대회 끝나기 전 방심한 것이 변수가 될 뻔했다. 순간의 방심만 하지 않으면 될 것 같다"고 답했다.
 
◇이선구 GS칼텍스 감독 "2위의 한과 설움, 씻어버리겠다"
 
우승을 사수해야하는 이정철 감독도 진지한 모습이었지만 우승의 영광을 이뤄야 하는 감독의 표정은 남달랐다. 특히 이선구 GS칼텍스 감독은 '한과 설움'이라는 표현을 쓰며 절실함을 내비쳤다.
 
GS칼텍스는 지난 시즌에 이어 2위에 랭크돼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진출의 성공이라는 기쁨은 이 감독의 마음 속에 없다. '만년 2인자'라는 타이틀을 벗어던지겠다는 절박함이 더 크다.
 
이 감독은 "지난 시즌도 2위였는데 올해는 다시 한 번 도전하기 위해 생각을 많이 하고 훈련도 많이 진행했다"며 "KGC인삼공사가 젊은 패기와 투지로 PO까지 올라온 것을 축하드린다. (GS칼텍스는) 인삼공사를 어떻게 격파하고 챔프전 올라갈지만 현재 신경쓰고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지난시즌 2위에 머물렀던 한과 설움을 견디며 올해 혹독하게 훈련했다. 우리팀 선수들이 좀 더 단결된 모습으로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니, 기대해달라"고 포부를 전했다.
 
GS칼텍스에게는 베테랑이 많다는 것이 장점이기도 하지만 단점이기도 하다. 경륜은 좋지만 체력과 끈기가 부족할 수도 있다. 이 감독은 이 사항을 염려했다.
 
이 감독은 "나이가 많은 선수가 적지않아 끈기가 부족한 점이 걱정이다. 장점을 살리고 체력을 끌어올리는 것은 내 책임"이라며 "선수들이 좀더 한결된 모습으로 좋은 결과가 나오게 하겠다. 다만 옆에 앉아있는 한송이가 미쳐줬으면 좋겠다. 쉽게 이야기해 간이 좀 부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성희 KGC인삼공사 감독 "분위기, 체력, 집중력 등 최상"
 
3위로 간신히 포스트시즌 진출의 자격을 얻은 KGC인삼공사는 막판 반전을 노리고 있었다. 가장 나중에 포스트시즌 진출권을 획득한 만큼 각오는 남달랐다. 오히려 컨디션이 좋다는 표현으로 상대에 압박을 먼저 가했다.
 
이성희 KGC인삼공사 감독은 "시즌을 잘 치러 이 자리에 있는 것만도 기분이 좋고, 그만큼 인삼공사에 운이 따라줬다고 생각한다. 운을 믿고 신나는 배구를 하려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지난 시즌 아픔을 구단 모든 선수가 겪었다. 그래서 절실하게 준비를 했다. 시즌의 후반에 오면서 팀 전체의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다. 선수 컨디션도 좋다. 분위기와 체력, 집중력을 비롯해 모두 최상의 컨디션이다. 좋은 경기를 할 것이다. 우리가 우승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있게 말했다.
 
이 감독에게도 아쉬운 점은 있었다. 이 감독은 "이보람이 플레이오프에 출전했어야 하는데, 몸 상태가 100%가 아니라 그 부분이 좀 아쉽다"면서 이보람의 결장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포스트시즌은 20일 여자부 경기를 시작으로 17일간 치러질 예정이다. 플레이오프는 GS칼텍스와 KGC인삼공사의 3전2선승제로 겨루며, 챔피언결정전은 플레이오프 승자와 정규리그 1위팀 IBK기업은행의 5전3선승제로 진행한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