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LG전자가 울트라PC '그램'(Gram)을 홍보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인 삼성전자 아티브북 시리즈에 대한 과도한 비방전을 전개해 빈축을 사고 있다.
6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LG전자는 자사 제품 판매점인 'LG전자 베스트샵'을 통해 삼성전자의 경쟁제품에 대해 '저가형', '싸구려' 등 원색적 비방 문구가 적힌 내부 영업지침 자료를 소비자 마케팅에 활용하다 최근 이를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자사 제품인 '그램'과 삼성전자의 ‘아티브북9 라이트’를 비교하는 과정에서 'B사 아티브북9 라이트의 Y CPU, 이렇게 공격하세요!'라는 내부용 '삼성 제품 비방 가이드라인'을 소비자들에게 직접 설명하며 경쟁사를 깎아내렸다는 점이다.
해당 자료에는 AMD CPU를 탑재한 아티브북9 라이트에 대해서는 '울트라PC 그램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완전 저가형 제품', '저가형 싸구려 CPU' 식으로 원색적인 비난의 문구가 실려 있어 문제의 소지가 크다.
더구나 자료 하단에는 'LG전자 사내교육용으로 제작 배포되는 자료로, 사내 교육 목적 외 다른 용도로의 사용을 금합니다'라고 적혀 있다. LG전자가 공지한 판매 가이드라인을 직영으로 운영되는 판매점이 위반하고 있는 꼴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사 제품과 자사 제품을 비교하며 구매를 유도하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직설적인 표현이 담긴 사내 교육용 자료를 직접 붙여 놓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지적했다.
수위의 차이는 있지만 영업 일선에서 상대에 대한 과도한 신경전은 삼성전자도 못지않다. 삼성전자는 LG전자 ‘그램’ 서머리(요약)를 통해 “경량 구현을 위해 배터리 시간과 음질, 신뢰성을 희생했다”고 적시했다.
또 LG전자의 그램이 자사 ATIV Book9의 디자인을 도용했음을 암시함과 동시에 견고성과 발열 등에 대한 일방적 주장도 잊지 않았다.
양사는 최근 냉장고 용량을 놓고 법정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앞서 LG전자는 지난 2006년 삼성전자를 대상으로 PDP TV 비방 내용의 사내 교육용 자료를 대리점과 백화점에 배포했다고 소송을 걸어 승소한 바 있다. 비난했던 행태를 그대로 되풀이한 것. 당시 LG전자는 "하드디스크 외장형 PDP TV에 삼성이 허위·비방광고를 한 것에 대해 낸 광고금지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양사의 상호 비방전이 영업 일선에까지 이어진 가운데, LG전자가 지나친 네거티브 마케팅으로 구설수에 오른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2년 9월에는 모 백화점 LG전자 영업점 직원이 삼성전자 제품 냉장고를 주먹으로 쳐 손상시킨 뒤 사진을 찍어 영업 자료로 활용한 사건이 발생해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간 자존심을 건 경쟁이야 과거부터 꾸준히 있었지만 최근 들어 가전업계 침체와 맞물려 상호 비방전이 예년에 비해 유독 거칠고 잦아졌다"고 설명했다.
◇LG전자 트윈타워.(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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