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내년 중순쯤 토종 백혈병치료제가 출시될 것으로 보여 건강보험 재정 절감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재 국내에는 총 3개의 백혈병치료제가 출시돼 있는데, 이들 모두 다국적제약사 제품이다. 높은 약가 탓에 건보 재정에도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평가다. 국내 제약사가 자체기술로 만든 토종 백혈병치료제가 본격 출시될 경우, 건보 재정의 부담이 상당 부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일양약품은 백혈병치료제 ‘슈펙트(라도티닙)’ 1차 치료제 진입을 위한 임상 3상 환자등록을 지난 26일부로 완료했다.
일양약품 관계자는 “2011년부터 서울 성모병원 등 국내외 24개 대형병원에서 임상 3상을 진행했다. 지난 26일부로 마지막 임상에 들어갔다”며 “내년 중순이면 ‘슈펙트’를 국내 시장에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슈펙트’는 국내는 물론 아시아에서 첫 번째로 백혈병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된 신약이다.
◇일양약품이 연구, 개발한 토종 백혈병치료제 ‘슈펙트’. 내년 중순 쯤 1차 치료제로 출시될 전망이다.(사진=일양약품
특히 ‘슈펙트’는 건보 재정의 부담을 상당 부분 희석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보이고 있는 ‘글리벡’과 1일 평균 약가를 비교해도 그 차이는 분명하다. ‘글리벡(1일1회)’의 1일 약가는 8만6880원으로 한 달이면 약 260만원, 1년이면 3200여만원의 치료 비용이 들어간다.
반면 ‘슈펙트(1일2회)’의 1일 평균 약가는 6만4000원으로 한 달이면 190여만원, 1년이면 2300여만원의 치료 비용이 소요된다. 연간 기준 치료비용을 따져볼 때 ‘슈펙트’가 ‘글리벡’보다 900여만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는 ‘글리벡’ 외에도 ‘타시그나’(1일평균약가·9만2200원), ‘스프라이셀(11만원)’ 등 3개의 백혈병치료제가 출시돼 있다. 이들 모두 ‘슈펙트’보다 높은 약가를 받고 있다.
정부도 새로운 백혈병치료제 출시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슈펙트’ 개발에 43억원의 연구개발(R&D) 비용을 지원했다. 단일제품 R&D 지원 비용으로 최대 규모다.
복지부 관계자는 “고가의 백혈병치료제 시장에 또 하나의 신약이 출시됨으로써 기존 제품들과의 경쟁이 예상된다”며 “특히 ‘슈펙트’의 경우 우리나라 제약사가 연구개발했다는 데 의미가 깊다. 정부로서도 많은 기대를 하고 있는 약물”이라고 말했다.
‘슈펙트’의 본격 출시 시 다국적제약사들과의 치열한 마케팅 경쟁도 예상된다. 국내 백혈병치료제 시장은 약 1300억원 규모다. 이중 ‘글리벡’이 시장 80%를 차지하며 사실상 독점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일양약품 관계자는 “기존 다국적제약사들이 독점하는 시장에 경쟁력이 있는 약가로 ‘슈펙트’를 출시할 계획이다. 대항마로 손색이 없다”며 “전사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시장을 선점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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