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세계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였던 마운트곡스의 갑작스런 거래 중단이 거센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한때 새로운 대안 화폐로까지 거론됐던 비트코인이지만 지금은 일본과 미국 당국의 수사에 직면하는 등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26일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정례 브리핑을 통해 "현재 경찰과 재무성, 그 밖의 관련 금융 당국이 마운트곡스 거래 중단과 연관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뉴욕 연방검찰이 마운트곡스에 소환장을 발부했다"며 "관련 자료들을 폐기하지 말아달라고도 요청한 상태"라고 전했다.
미국과 일본 당국의 조사는 지난 25일 마운트곡스의 홈페이지가 돌연 삭제되고 이들이 잠정 거래 중단을 선언한 데에 따른 조치다.
아무런 오류 메세지 없이 빈 화면만 표시되던 마운트곡스의 홈페이지(www.mtgox.com)에는 현재 "마운트곡스 사이트와 고객들을 보호하기 위해 잠정적으로 모든 거래를 중단키로 했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적절히 대처하겠다"는 안내 문구만이 남아있다.
◇현재 마운트곡스 홈페이지에 접속을 하면 "잠시 거래를 중단한다"는 안내 문구를 확인할 수 있다. (사진=마운트곡스 홈페이지 캡쳐)
이틀 전 비트코인 재단 이사직에서 물러난 마크 카펠레스 마운트곡스 최고경영자(CEO)의 행방도 묘연하다. 외신들에 따르면 도쿄에 있는 사무실은 현재 비어있으며 비트코인에 투자해 손해를 봤다는 일부 사람들이 건물 외부에서 시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홈페이지 폐쇄 문제가 불거진 후 카펠레스는 로이터에 "조만간 공식 입장을 발표하겠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지만 어디에 머무르고 있는 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우리는 현재 터닝포인트에 있다. 더 많은 내용은 다른 이해관계자가 있어 밝힐 수 없다"는 말만 남겼을 뿐이다.
이 가운데 인터넷 상에는 "마운트곡스에서 74만4000개의 비트코인이 외부 해커에게 도난당했다"는 내용의 문건이 돌아 비트코인에 대한 우려를 더욱 높이고 있다. 이 문건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마운트곡스에서 유통되는 1240만개의 비트코인 중 약 6%가 소실된 셈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비트코인의 앞날에 부정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보안 문제가 재차 불거질 수 있고 자금 세탁에 악용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합당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톰 카퍼 민주당 상원의원은 "마운트곡스는 준비가 되지 않은 금융 규제 당국에 경종을 울렸다"며 "정책 당국자들은 이번 일을 거울삼아 소비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런던의 비트스탬프 등 다른 비트코인 거래소들은 이번 일과 최대한 거리를 두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거래 중단의 불똥이 비트코인 업계 전반으로 튀는 것을 막으려는 모습이다.
마운트곡스 다음으로 거래 규모가 큰 비트스탬프는 "웹사이트와 거래 시스템에 대한 감사를 모두 마쳤다"며 "마운트곡스에서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불가리아의 BTC-E도 "고객들의 거래 과정에서 포착되는 취약점은 없다"고 언급했다.
비트코인 재단 역시 성명을 통해 "마운트곡스는 여러개의 거래소 중 하나"라며 "이번 일은 상당히 유감스럽지만 새로운 기회가 열린 것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보다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초로 삼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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