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정기자]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결국 1000조원을 넘어섰다. 가계빚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대출금리가 높은 비은행금융기관에서의 대출 비중이 늘고 있어 부채의 질도 악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가계신용(잠정)'을 보면 4분기말 가계신용 잔액은 1021조3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7조7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늘어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가계신용은 총 57조5000억원 증가해 2012년(47조6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금융회사에서 빌린 '가계대출'과 카드·할부금융사의 외상구매를 뜻하는 '판매신용'을 합한 수치다. 가계신용은 지난해 1분기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축소됐지만 2분기부터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4분기 말 가계대출 잔액은 963조원으로 전분기보다 24조1000억원 늘었다. 정부의 부동산 세제 혜택과 맞물려 은행권의 가계대출이 빠른 속도로 늘어난 탓이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전분기 2조1000억원 증가에서 8조4000억원으로 4배 가까이 급증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말 생애최초주택구입자에 대한 세제혜택 종료를 앞두고 주택담보대출이 1조원 증가에서 6조7000억원으로 크게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과 보험기관, 연금기금, 여신전문기관 등 기타금융기관 대출도 크게 늘었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증가폭은 상호금융·새마을금고를 중심으로 전분기 3조6000억원에서 6조7000억원 증가로 확대됐다. 기타금융기관 등의 대출도 공적 금융기관의 생애최초주택대출이 늘어난 탓에 9조원 증가한 275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판매신용은 3조7000억원 늘어난 58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계절적인 요인 영향으로 카드 소비가 늘어나면서 판매신용은 2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가계신용 증감 추이>
(자료=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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