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바람 피운 아내가 이를 이유로 6년간 자신을 괴롭힌 남편을 상대로 낸 이혼청구소송에서 두 사람에게 똑같이 이혼의 책임이 있다고 법원이 판결했다.
대구가정법원 이영진 판사는 A씨가 "6년간 거듭되는 의심과 욕설, 폭행 등으로 혼인을 지속할 수 없다"며 남편 B씨를 상대로 낸 이혼 등 청구소송에서 "두 사람은 이혼한다. 친권자는 원고로 지정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2018년 11월까지 매월 30만원을 양육비로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A씨와 B씨 모두 이혼의 책임이 있다고 보고 A씨가 B씨를 상대로 낸 위자료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비용도 절반씩 나눠 부담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혼인생활의 계속을 강제하는 것이 원고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된다고 보기 충분하지만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게 된 데에는 다른 남성과 부정한 행위를 해 부부간 애정과 신뢰에 결정적인 균열을 생기게 하고 피고와의 결혼생활을 원만히 하려는 노력을 다 하지 않은 원고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원고와 혼인관계를 계속 유지하기로 결심하고도 진솔하게 용서하기 보다는 별다른 근거 없이 원고의 부정행위를 계속 의심하면서 욕설, 폭행함으로써 부부간 갈등을 격화시키고 부부사이를 악화시킨 피고 역시 원고와 대등한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1999년 2월 결혼한 두 사람은 결혼 초부터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자주 다투던 중 A씨가 2006년 불교 공부모임에서 알게 된 남자와 불륜을 저질렀는데 B씨는 자녀의 장래를 위해 이혼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후 B씨는 A씨가 늦게 귀가 한다는 이유로 부정행위를 계속 의심하고 폭언과 폭행을 하는 한편 자신이 마련해 준 돈으로 미용실을 차려줬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자신에게 돈을 요구한다며 불만이 쌓여갔다. A씨 역시 B씨에게 생활비도 안 주면서 새벽에 귀가하거나 외박하는 일이 잦고 아이 교육 등 가정에 관심이 없다는 생각으로 불만을 품었다.
그러던 중 A씨는 2012년 12월 식당에서 남자들이 포함된 일행들과 어울려 저녁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이를 우연히 본 B씨가 식당으로 들어와 욕설을 하고 그 후부터 "지금 애가 내 애가 맞느냐, 내 애 인줄 어찌 믿겠느냐"며 폭언을 하자 아이를 데리고 나와 1년간 별거하다가 B씨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