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준호기자] “너 왜 취재하는 회사에 갑(甲)질 하냐?”
차일피일 정리를 미뤄둔 명함 500여장을 '드라마앤컴퍼니'라는 스타트업 기업에 보내서 정리했다고 하니, 부서 선배에게 돌아온 말이었다.
1000장이든 2000장이든 명함을 보내면 수기로 입력해준다는 서비스 설명을 보고, 택배로 명함을 접수한 죄로 '갑질하는 나쁜 기자'라는 오명을 뒤집어 썼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누구나 '갑'으로 만들어주는 이 서비스가 얼마나 기존의 상식에 벗어나 있는지도 알 수 있다. 한 스타트업 미디어 대표가 이 서비스를 '충격과 공포의 명함정리 서비스'라고 SNS에 밝힌 것처럼.
일반적인 스마트폰 명함관리 앱은 사용자가 명함을 사진으로 찍으면, 소프트웨어가 문자와 숫자를 판별해 주소록을 만든다. 제각각 다른 글자폰트 때문에 인식률은 항상 차이가 있어, 입력된 내용을 사용자가 2차로 보정해주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게 상식이었다.
반면 ‘드라마앤컴퍼니’의 명함관리 비서 앱 ‘리멤버’는 이 보정작업을 사용자가 할 필요 없이, 타이피스트가 한 땀, 한 땀 ‘수작업’으로 정리해주는 서비스다.
기자가 500여장을 맡겨보니 3일 뒤에 모든 명함의 정리가 끝났고, 고스란히 내 스마트폰에 연락처가 전달됐다.
드라마앤컴퍼니는 사용자들의 비즈니스 인맥을 모아 ‘한국판 링크드인’(전세계 200여 개국 1억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비즈니스 전문 소셜네트워크서비스)으로 자리잡겠다는 야심을 품은 회사다.
명함입력 대행 서비스를 시작한 이유는, ‘이력서’를 공개하는 링크드인은 아직 한국 정서상 받아들여지기 힘들지만 사회인의 ‘명함’은 충분히 공개되고 공유될 수 있다는 분석에 기초하고 있다.
‘충격과 공포의 명함입력 서비스’를 시작한 드라마앤컴퍼니의 최재호 대표를 만났다.
◇최재호 드라마앤컴퍼니 대표(사진=최준호 기자)
◇전문경영인(CEO)를 영입한 스타트업 '드라마앤컴퍼니'
-간단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명함관리 비서 서비스 ‘리멤버’와 모바일 명함 제작 서비스 ‘프로필미’를 서비스하고 있는 드라마앤컴퍼니의 최재호라고 합니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드물게 외부에서 영입된 전문경영인(CEO)라고 들었습니다.
▲대학(KAIST)졸업 이후 경영컨설팅 회사에 다니면서, 지난 6년 간 소비제부터 중공업 분야까지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대기업들의 신사업 경영컨설팅을 했습니다. 드라마앤컴퍼니(당시 사명은 벤스터(VENSTER))는 지난 2012년에 회사 팀장님께 소개를 받아 처음 알게 됐습니다.
서비스 개선을 위해 당시 김범섭 벤스터 대표님과 토론을 하다 사업아이템과 비전이 매력적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공동대표로 합류해 사명을 '드라마앤컴퍼니'로 바꿨으며, 지난해 10월부터 제가 단독 CEO(최고경영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카이스트 출신의 외국계 경영컨설팅 회사. 이름만 들어도 ‘억’ 소리가 나는 연봉을 받을 것 같은데요. 어떻게 스타트업 업계에 뛰어드실 결정을 하신건가요?
▲컨설팅 일을 하면서 조언하는 사람의 한계를 느꼈어요. 제가 책임지고 일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죠. 그러다 저희가 하는 명함관리서비스는 한국에서 가장 주목 받을 수 있는 서비스라는 자신감이 들었습니다.
-회사에 다닐 때와 창업한 이후 어떤 점이 가장 다른 것 같은가요?
▲회사에 다닐 때는 ‘버티면’ 됐었는데, 회사 경영은 버티는 것을 넘어서 ‘턴어라운드(실적개선)’를 이끌어내야 하잖아요? 더 힘들지만 더 즐겁다고도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팀원은 어떻게 구성돼 있죠? 또 기존의 팀 입장에서 보면 전혀 모르던 분이 CEO가 되신건데, 좀 어색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김범섭 CTO(최고기술경영자)는 카이스트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하시고, 지난 8년간 그루폰코리아 등 유명 벤처업체의 CTO로 근무하신 베테랑이십니다.
개발과 디자인을 책임지고 계시는 세 분도 그루폰 시절부터 김 CTO와 3년 이상 손발을 맞춰온 팀이며, 저까지 포함해서 5명이 회사지분을 가지고 있는 공동창업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제가 회사에 합류한 이후에 개발 영역과 마케팅·경영 부문에서 서로의 경력과 실력을 인정받는 과정을 거쳤고, 자연스럽게 저도 회사에 녹아들었습니다.
◇강민석씨(디자이너), 오일승씨(개발), 최재호 CEO,김범섭 CTO, 김희중씨(개발). 이들은 모두 드라마앤컴퍼니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동반자다.(좌측부터, 사진=최준호 기자)
-오늘 주로 이야기할 ‘리멤버’ 이전에 처음 출시한 프로필미(profeel.me)부터 이야기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프로필미는 모바일 명함제작 앱입니다. 자신과 회사를 홍보할 수 있는 사이버 공간입니다. 내 연락처를 비롯해 비즈니스에 관한 이미지, 동영상을 카카오톡, 문자, 기타 SNS를 통해 보내줄 수 있습니다.
-프로필미가 좋은 상도 탔고 디자인이 깔끔하다는 평도 많지만, 사실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진 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성공했다’고 평가하기는 힘든 것 같은데요
▲비즈니스 관계로 만난 ‘갑과 을’이 처음부터 스마트폰을 서로 꺼내 전자명함을 주고 받기는 힘들 것입니다. 또 종이 명함이 사라질 것이라는 생각도 하기 힘들구요. 프로필미는 처음부터 실생활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킨다는 관점보다는, 더 풍부한 경험을 선사하는 ‘비타민’ 같은 앱으로 기획됐습니다.
◇모바일 명함 제작앱 '프로필미'(사진제공=드라마앤컴퍼니)
-아무리 기능이 좋아도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 것 아닌가요?
▲저희들의 명함관리 비서 서비스인 '리멤버'가 만약 100만명이 사용하는 서비스로 발전한다면, 프로필미의 진수가 드러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들어 카카오톡이 플랫폼 역할을 해서 카카오스토리, 카카오게임 등의 서비스가 빛을 본 것처럼, 프로필미도 필수 앱으로 자리잡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힘들고 귀찮은 명함관리에 기회가 있다"
-본격적으로 ‘리멤버’에 대해 이야기해 볼게요. 최근 제가 500장의 명함을 드라마앤컴퍼니에 보냈다가, 갑질한다고 혼났습니다.(웃음) 어떻게 이런 서비스를 생각해 내신건가요?
▲명함관리는 모든 직장인들이 ‘해야한다’고 생각하면서 차일피일 미루게 되는 일입니다. 그런데 대기업의 중역들은 이런 고민을 하지 않아요. 비서가 다 해주기 때문이죠.
불편함이 있는 곳에 사업 기회가 있기 때문에 명함관리를 편하게 해주는 서비스를 생각해 냈습니다.
저희 서비스는 심플, 그 자체입니다. 받은 명함을 사진으로 찍거나, 많이 쌓였을 경우 저희에게 보내주시면 됩니다. 그 이후는 저희가 모두 처리해드립니다.
-혹시 기술적인 부분이 미진해서, '몸으로 떼우는' 서비스 모델을 도입하신 건 아닌가요? 제 스마트폰에서 사진을 연속해서 찍어보니, 두 번째부터는 초점이 계속 안맞았습니다.
▲아직 서비스 초반이다 보니 시스템 최적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예전 버전에서 기자님과 같은 스마트폰 기종에서 비슷한 버그 증상이 보고됐었는데요, 지금은 모두 고쳤습니다.
저희의 명함 OCR(광학인식기술)에 관한 노하우는 국내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김 CTO께서 KT에 근무하실 때도 해당 프로젝트를 심도있게 진행하기도 했죠.
-하지만 사람이 일일이 수작업으로 명함을 입력하는 것은 솔직히 좀 '무식해' 보입니다.
▲유명한 한 유료 명함인식앱의 경우 앱을 구매하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사용률이 약 10% 정도로 떨어집니다. 편할 것 같다는 호기심에 구입했다가, 사진을 찍고 수정하는 과정이 불편해서 안 쓰시는 거죠.
세계 1위 명함 인식 앱이라고 해도 100% 완벽하게 명함을 인식하진 못합니다. 결국엔 사람이 명함을 수정해야 하는데, 결국 시간을 절약해주지는 못합니다. 명함을 보고 연락처를 입력하는 것이나, 사진을 찍어서 수정하는 것이나 결국 시간이 비슷하게 걸리죠.
하지만 저희 서비스는 확실하게 명함을 입력하는 시간을 절약해 줍니다.
또 지금은 대량의 명함을 보낼 때 택배를 이용하셔야 하지만, 이른 시일 내에 서울 주요 지역은 직접 수거 서비스도 시작할 예정입니다.
리멤버를 통해 비즈니스가 더 편해지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1000장 기준으로 수거 서비스 신청 시 3일 내에 입력을 모두 마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명함입력 비서 서비스 '리멤버' 소개(사진=드라마앤컴퍼니)
-서비스 초기 반응은 어떤가요?
▲지난 1월 베타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전혀 마케팅을 하지 않는 상황이지만 많은 분들이 사용해주고 계시고, 일단 한번 사용하신 분들의 재사용 비율이 다른 앱들에 비해 매우 높습니다.
대량의 명함을 택배로 보내시는 분들의 경우 적게는 500장, 일반적으로는 1000~2000장 가량을 보내주십니다. 현재는 재택근무를 하시는 40분의 타이피스트들이 명함을 입력하고 있는데요, 한 분이 하루에 약 500장 정도의 명함을 처리하고 있습니다.
한번은 어떤 분께서 사과 박스 두 상자에 명함을 직접 가지고 오셨는데요, 명함이 약 1만장에 달했습니다(웃음). 타이피스트 한 명이 20일 동안 일해야 하는 분량이었죠.
-편리한 서비스지만 보안에 대한 걱정이 듭니다. 명함은 내 개인정보가 아니라 타인의 개인정보라는 점에서 더 신경이 쓰입니다.
▲보내주시는 인맥과 정보를 지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전세계에서 가장 믿을 수 있다고 하는 아마존 클라우드 서버 중에, 최상위 보안 서버를 사용하고 있죠.
-대한민국 주요 인맥이 ‘드라마앤컴퍼니’에 다 몰려 있다고 생각하면, 저라도 해킹하고 싶어지는데요. 최악의 상황에 대한 대비는 하셨나요?
▲그런 일은 없어야겠지만,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면 어떻게든 보상을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은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수준까지 안정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외부 해킹 외에도 내부에서 나쁜 마음을 먹고, 정보를 따로 보관한다면 큰 문제가 생길 것 같은데요?
▲당연히 보안서약서를 작성하고 일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보를 입력하는 타이피스트 분들은 명함 자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사내 프로그램에 접속해 본사에서 스캔을 한 이미지 파일을 보고 정보를 입력하고 있습니다.
한번 입력한 정보를 다시 볼 수 없게 프로그램을 구축해 놓는 등 위험요소를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또 앞으로 이 과정에서 정보유출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내 프로그램을 계속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예를 들어 지금은 한 분이 1개의 명함 정보 전체를 입력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한 분은 전화번호 앞 7~8자리, 다른 한분은 뒷 네 번호만 입력하도록 할 생각입니다. 주소와 이름 등도 모두 다른 분들이 입력해 한 분이 전체의 정보를 알 수 없도록 말이죠.
◇개개인의 정보를 다루는 서비스다 보니, 정보이용에 민감한 사용자들의 염려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김범섭 CTO가 직접 댓글을 달아 이용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해주고 있다(사진출처=구글 플레이스토어)
-또 광고성 메일이나 문자 등 기타 개인정보를 활용한 활동을 염려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어떤 경우라도 등록하신 명함 정보를 저희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지 않을 것임을 약속합니다.
◇명함관리 비서 '리멤버'..한국형 링크드인을 꿈꾸다
-리멤버를 사용할 수 있는 고객 수요예측 조사는 어떻게 하셨죠?
▲우리나라 경제인구는 약 2500만명이며, 이 중 명함을 사용하는 사람이 1500만명에 달합니다. 저희가 조사를 해보니 이중 명함관리를 중요하게 여기시는 분이 36%, 약 500만명에 달합니다. 저희의 핵심 타겟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40분의 타이피스트가 근무중이고, 향후에는 더 많은 인력이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수익성에는 솔직히 의문점이 듭니다.
▲서비스 비용을 감당하는 수준에서 명함 입력 서비스는 부분유료화를 도입할 예정입니다. 물론 명함입력 대행 서비스만으로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고 있고요.
이후에는 기업 대상으로 특화된 유료화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으며, 마지막에는 링크드인과 같은 광고를 통한 수익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 현재는 내부 DB가 많이 쌓여있지 않아서 타이피스트분들이 일일이 입력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확보한 DB와 명함인식기술을 접목시켜 최대한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고 명함이 입력되도록 할 생각입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도 정보 보안을 최우선 과제로 둘 것입니다.
◇스타트업 향기가 물씬 풍기는 드라마앤컴퍼니 사무실(사진=최준호 기자)
-B2B 사업은 어떻게 구상하고 계신가요?
▲회사 안에서 인맥을 공유하려는 움직임과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제가 컨설팅회사를 다닐 때도 “XX사의 우리 회사 담당자가 누구셨죠?”라고 연락처를 물어볼 때가 정말 많았습니다.
같은 회사, 한 부서에서 리멤버를 통해 인맥을 공유하게 되면 이런 번거로움이 줄어듭니다. 회사차원에서도 자연스럽게 비즈니스 인맥 관리가 되는 거죠.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에 30여명 규모의 중소 미디어기업, 국내 굴지의 대기업 등 시장조사를 진행했을 때도 이런 불편함을 호소하는 회사들이 많았습니다.
-단순한 명함 등록 서비스를 넘어서 B2B 수요를 충족시키려면, 회사 인맥을 관리한다는 측면에서 서비스가 개선될 여지가 많아 보입니다.
▲지금은 비즈니스맨들의 명함관리 고민을 우리가 해결해 주겠다는 것을 목표로 서비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또 등록된 명함을 구글주소록, 아웃룩 등 타 서비스에서 편하게 연계해서 사용하게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개인이 명함 DB를 쌓는다고 해서 바로 가치있는 인맥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꾸준한 관리를 해줘야 미래를 위한 투자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향후에는 GPS를 통해 내가 위치한 주변의 인맥을 찾아 주던지, 자주 연락하지 않았던 분에게 연락을 하라고 서비스에서 알려주는 등 인맥 관리를 위한 여러 서비스 등을 도입할 것입니다.
◇드라마앤컴퍼니가 생각하는 한국형 비즈니스 네트워킹 플랫폼(사진제공=드라마앤컴퍼니)
-드라마앤컴퍼니는 ‘한국판 링크드인’을 꿈꾸고 있는 기업입니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다른 SNS는 국내에서 자리를 잡았지만, 링크드인은 아직 국내에서는 활성화되지 못했습니다. 어떤 점이 국내 실정과는 안맞다고 생각하시나요?
▲이력서 기반의 링크드인은 우리나라 정서상 부담스러운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링크드인에 이력서를 올려 놓으면 ‘이직하려고 하는 구나’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또 링크드인 등 다른 비즈니스 SNS를 보면 온라인 전용 서비스인데, 한국 문화에서는 ‘온라인’ 인맥이 실제 비즈니스로 연결되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리멤버는 그런 가치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비즈니스 네트워킹의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는 다수의 비즈니스맨들을 모으기 위해서는 그들의 불편한점(pain point)으로 접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기존 명함 관리의 번거로움이 있고,이에 대한 해결책(pain killer)이 리멤버죠.
또 리멤버는 이력서가 아닌 명함을 매개로 하고, 오프라인에서 만난 인연과 연계되는 온라인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PC 웹(web) 기반이 아니라 리멤버가 모바일 중심의 서비스라는 것도 '한국형 링크드인'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보는 이유입니다.
-시장에서 경쟁사와 협력사는 어디라고 생각하시나요?
▲경쟁사로는 ‘캠카드’나 다음의 사내 벤처인 ‘카드인’ 등의 명함 관리 솔루션 등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쪽 시장이 발전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에 좋은 경쟁상대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죠. 다만 저희는 경쟁상대들과 ‘편리성’ 부분에서 월등한 비교 우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두 장 정도 명함을 입력할 때는 모르지만 수십, 수백장을 입력하고 관리하는 데는 저희 서비스가 최고 아닐까요?
또 협력사로는 마케팅 차원에서 전문직, 영업직 등 비즈니스맨을 위한 다양한 업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곳이 많습니다. 실제로 벌써 몇 몇 회사에서 저희 쪽으로 좋은 제안을 주시고 있습니다.
-향후 마케팅은 어떻게 진행하실 예정이신가요?
▲명함 입력 사업 부문을 부분 유료화로 전환하고, 자체 수거 인력을 활용할 때는 소셜커머스 등을 통해 마케팅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울의 주요 비즈니스 지역에 지역딜을 올리면 긍정적인 입소문 마케팅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 서비스 내에서도 긍정적인 바이럴 마케팅이 효과를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첫 인사 이메일 보내기’, ‘안부 메일 보내기’ 등의 서비스를 도입해, 리멤버 사용자가 인맥 관리를 위한 연락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저희 서비스가 노출되도록 유도할 계획입니다.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대기업에서도 군침을 흘릴만한 모델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처음부터 그런 쪽을 생각하셨던 것은 아닌가요?
▲이제 서비스를 막 시작한 단계인데, 서비스가 잘 된 이후를 걱정하는 것은 너무 이른 것 같습니다(웃음). 우선 서비스가 잘되는 것이 우선입니다. 만약에 대기업에서 좋은 제안이 온다고 해도 ‘서비스를 더 발전 시킬 수 있느냐?’를 최우선 고려 대상으로 놓을 생각입니다.
-전문경영인으로서 ‘드라마앤컴퍼니’를 어떤 회사로 키워가고 싶으신가요? 또 장래에 회사에 들어오는 분들은 어떤 마인드를 갖췄으면 하나요?
▲기본적으로 일을 시작했으면 제대로 끝내는 회사로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대기업을 상대로 6년 동안 컨설팅일을 하다 보니 ‘일을 제대로 끝내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게 됐고, 잘 끝낼 수 있는 노하우도 많이 쌓였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우리 서비스가 올해 비즈니즈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서비스로, 세상을 바꿔갈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습니다. 저희와 함께하는 젊은 청년들은 대기업보다 훨씬 더 많은 성장과 배움의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드라마앤컴퍼니에서 꿈을 키워가고 있는 김훈겸씨(운영), 김찬중씨(인턴, 마케팅), 강동우씨(인턴, 마케팅)(좌측부터, 사진=최준호 기자)
-‘100억원’이 생긴다면 어떤 일을 하고 싶으신가요?
▲우선, 회사를 위해 노력하신 분들께 월급인상과 더불어 스페셜 보너스를 챙겨드리고 싶습니다. 또 추가로 오시는 분들을 위한 스톡옵션도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서비스를 이용하시는 분들께 한 말씀 하신다면?
▲보안 관리에 최대한 많은 고민을 하고,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비즈니스맨의 인맥관리는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래를 준비하는 최고의 서비스가 되도록 항상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전문가들은 드라마앤컴퍼니를 어떻게 평가할까?
스타트업리포트 자문단은 우선 가장 편리한 명함입력 서비스를 구현해낸 드라마앤컴퍼니의 도전을 높게 평가했다.
김지현 카이스트 교수는 “OCR(광학인식기술)이 아닌 직접 수작업으로 명함정보를 처리하는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겨, 정확도와 편의성을 높인 것이 리멤버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말했다.
박지웅 패스트트랙아시아 대표는 “한국시장에서 카카오톡은 미국의 페이스북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지만, 링크드인과 같이 비즈니스 인맥을 위한 소셜 네트워크 분야는 아직 큰 영향력을 가진 회사가 없다"며 "드라마앤컴퍼니가 노리고 있는 시장은 충분히 매력적이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입력된 명함을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느냐?’에 대한 부분에 좀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많았다. 다수의 명함정보를 모았다고 해서, 곧바로 비즈니스 소셜 네트워크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상기 소셜컴퓨팅연구소장은 “드라마앤컴퍼니가 꿈꾸는 ‘한국형 링크드인’과 ‘명함관리 서비스’는 상호 연관은 높지만 지향하는 바가 다르다”며 “인맥 관련 서비스는 (명함입력 서비스와) 다른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 소장은 “일본의 산산(Sansan)은 클라우드 기반의 명함관리를 통해서도 얼마나 다양하고, 실제적인 서비스가 가능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며 “연락처의 공유, 자동 갱신 등 서비스 편의성 부분에서는 더 창의적인 발전을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김 교수도 “주변에 기록된 명함 속 사람들을 찾고, 연락이 뜸한 사람을 다시 연락하게 만드는 정도로는 규모 있는 비즈니스를 갖추기 어려울 수 있다”고 조언했으며, 박 대표는 “수동으로 명함을 모으는 방식이 시장에서 통하지 않았을 때의 플랜B를 고민해야 좋은 서비스로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상기 소셜컴퓨팅연구소 대표 주요 약력
-삼성전자 전략기획실, 미디어서비스 사업팀 인터넷그룹장(1994-1999)
-오피니티 에이피 대표이사(2005년~2008년)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2009년~2011년)
-소셜컴퓨팅연구소 대표(2011년~)
◇김지현 카이스트 교수 주요 약력
-다음커뮤니케이션 입사(2005년)
-다음커뮤니케이션 전략이사 겸 모바일 그룹장(2011년)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겸직교수(2011년~)
-SK플래닛 커머스 사업개발실 실장(2013년~)
◇박지웅 패스트트랙아시아 대표 주요 약력
-포항공과대학교 산업공학과 졸업(2009년)
-스톤브릿지캐피탈 수석 심사역(2011년)
-KBS 황금의펜타곤 심사위원(2013년)
-패스트트랙아시아 대표(20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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