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덴마크 코펜하겐 동물원이 평범한 유전자를 지닌 건강한 기린을 안락사시키자 파장이 커지고 있다.
◇마리우스 안락사 장면 (사진=유튜브)
9일(현지시간)코펜하겐 동물원은 근친 교배를 막기 위해 '마리우스'로 불렸던 수컷 기린을 안락사 시켰다고 밝혔다.
생후 18개월 된 마리우스는 아이들을 비롯한 관람객들 앞에서 볼트건으로 안락사를 당했다.
우등한 유전자를 퍼트리면서 개체 수를 조절하려면 마리우스처럼 평범한 유전자를 지닌 기린은 처분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유럽동물원협회(EAZA)는 개체수 유지 규정을 두고 동물원들이 일정 숫자의 동물만 사육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마리우스의 사체는 사자의 먹이로 쓰이고 일부는 연구에 사용될 예정이다.
벵트 홀스트 코펜하겐 동물원 과학전문 디렉터는 "코펜하겐 동물원은 세계적인 양육 프로그램을 지니고 있다"며 "이는 건강한 기린을 육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안락사를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며 "감정적인 이유로 옳은 일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생명의 가치를 유전자로 판단할 수 없다며 안락사 반대 여론이 인터넷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스틴 젠슨 동물협회 인사는 "코펜하겐 동물원은 마리우스를 쓸모없는 생명체로 여겼다"며 "이는 윤리와 도덕을 무시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마리우스가 곧 안락사 될 것이란 소식이 퍼지면서 인터넷상에서 총 2만7170명이 안락사 반대 진정서에 사인하기도 했다.
온라인 진정서는 마리우스가 생명을 유지할 자격이 있고 동물원은 마리우스가 살 곳을 마련해 줘야할 책임이 있다고 적혀있다.
코펜하겐 시당국은 진정서에 대한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자 개인적으로 5만유로(7300만원)를 주고 마리우스를 사겠다는 사람도 나왔다.
아울러 요크셔 야생동물 공원(YWP)도 마리우스에게 새 보금자리를 찾아주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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