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여수 기름 유출 사고가 인재(人災)였던 것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기체 결함은 발견되지 않았다.
해양수산부는 5일 열린 제4정책조정위원회 당정협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여수 기름유출 사고 관련 현안 보고를 했다.
해수부에 따르면 사고 당시 해상은 북서풍 8~10m/s, 파고 0.5~1m의 맑고, 정온한 기상상태였다. 따라서 기상에 따른 사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진단했다. 또 해당 유조선은 고장이나 결함이 없었다.
해수부는 선장·도선사의 주의의무 태만이나 예인선의 예인줄 미연결 등 인적과실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사고 유조선에는 도선사 2명이 승선해 있었으나 접안시 통상적 안전속도 2~3knot보다 높은 7knot의 속도로 진입했다. 또 선박 접안시 우현에 위치한 예인선 4척 중 1척이 예인줄을 연결하지 못한 상태에서 접안을 시도하다 선박이 왼쪽으로 선회, 사고로 연결된 것으로 파악했다.
여수 기름 유출 사고는 지난달 31일 오전 9시35분쯤 싱가포르 선적 유조선이 원유를 하역하기 위해 여수산단 내 GS칼텍스 원유2부두로 진입하던 중 정상항로를 벗어나 원유2부두 송유관에 충돌해 일어났다.
◇사고위치, 오염분포 도식(자료제공=해수부)
해경은 사고로 인해 원유, 나프타, 유성혼합물 등 약 164㎘가 유출된 것으로 추정했다. 현재 사고 지점 북서쪽 묘도 일원 및 남쪽 오동도 해상까지 부분 오염됐으며, 사고 지점으로부터 5~6km 해안에 부분적으로 기름이 부착된 것으로 보고됐다.
해수부는 여수해역 어장(288ha)에 직접적인 피해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인근 남해 어장(1655ha) 등도 피해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피해규모를 정밀 조사 중이지만 바지락 등 살포식 양식의 경우 갯벌 속에 살고 있어 폐사량을 조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수부는 일본 방사능 오염수 유출사고에 더해 원유 유출사고가 겹치며 수산물 소비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유류 피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민들의 경영 안정을 위해 특별영어자금 50억원을 포함한 153억원이 지원되며, 수산자원 복구를 위해서는 278억원이 투입된다.
해수부는 사고에 따른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해안방제를 중심으로 방제기간 단축에 주력하고, 잔존 오염물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특히 오염이 심각한 신덕해안과 새롭게 오염군이 발견된 남해도 서쪽 해안을 중심으로 장비와 인력을 최대한 지원키로 했다. 완료까지 약 10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해당지역 어획물에 대한 안전성검사를 지속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출하 연기 등 수확제한 조치를 할 방침이다.
기준 초과 수산물의 경우 수확을 제한하고, 안전성이 확보된 수산물은 판로에 지장이 없도록 홍보해 국민 불안감을 차단할 계획이다.
아울러 사고재발 방지를 위해 사고원인 정밀조사 후 대책을 수립, 추진하기로 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6일 해수부 주관으로 해경과 지자체, GS칼텍스, 어촌계 등과 함께 기름유출사고 피해보상 관련 대책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며 "허베이스피리트 피해보상 경험을 바탕으로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전방위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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