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옳았다..하이닉스 인수 2년만에 실적잔치(종합)
지난해 연간 영업익 3.3조원, 매출 14.1조원으로 턴어라운드
2014-01-28 15:53:16 2014-01-28 15:57:20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SK하이닉스가 SK그룹 품에 안겼던 첫 해(2012년)의 부진을 털어내고 지난해 완벽하게 날아올랐다. 연간 영업이익으로 무려 3조3800억원을 기록하며 SK그룹 '복덩어리'로 자리매김했다.
 
SK그룹으로서는 텔레콤과 이노베이션이라는 기존 양대 축이 동반 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하이닉스의 합류로 포트폴리오를 삼각편대로 구축, 진용의 안정성을 꾀하게 됐다.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며 인수 판단이 옳았음을 대내외에 입증했다.
 
SK하이닉스(000660)는 28일 지난해 매출액 14조1650억원, 영업이익 3조3800억원, 순이익 2조873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률은 24%, 순이익률은 20%을 기록했다. 현존하는 메모리 제조업체 중에서도 단연 최고 수준의 실적이다.
 
지난해 SK하이닉스는 D램 시장 전체가 모바일 중심으로 개편되는 과정에서 가장 큰 수혜를 누린 것으로 평가된다. 모바일 기기 확산과 함께 PC D램 공급이 크게 줄면서 D램 가격이 요동치기 시작했고, 결과적으로는 공급자 위주의 수급구조가 형성됐다.
 
시장구조가 공급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고객사들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 데다 모바일·서버D램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출하량까지 늘면서 이익률도 급등했다. 특히 지난 3분기의 경우 28%대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SK하이닉스 반도체 사업장.(사진=SK하이닉스)
 
◇4분기 우시공장 화재 딛고 '선방'
 
지난해 4분기에는 중국 우시공장 화재로 인한 생산량 감소와 환율 하락 등으로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18% 감소한 3조3680억원, 영업이익은 785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3%를 기록, 전분기(28.3%) 대비 5%포인트 하락했다.
 
우시공장 화재의 여파로 분기 출하량도 감소세를 보였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 D램은 13%, 낸드플래시는 14% 각각 감소했다. 하지만 사고 이후 PC D램 공급이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 전역에 퍼지면서 가격 상승을 불러와 일부 전화위복이 됐다.
 
실제 우시공장 화재 이후 공급 감소에 대한 우려로 PC와 서버 D램 위주로 가격 강세가 이어져 D램이 약 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화재로 인한 D램 재고 소진 효과도 사고가 불러온 '축복' 중 하나로 꼽힌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우시공장 사고 이후 상당 금액을 보험으로 돌려받았기 때문에 캐시플로우에는 전혀 영향이 없었다"면서 "오히려 재고 비중이 크게 낮아지면서 전반적인 재무 건전성이 더 강화된 측면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낸드플래시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내내 이어진 가격 하락세와 수요 부진이 겹치며 출하량과 가격 모두 내려앉았다. 낸드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3분기 24% 수준에서 4분기에는 23%로 주저앉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SK하이닉스는 올해 본격 양산에 돌입하는 3차원 낸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원가 절감뿐만 아니라 내리막길에 접어든 낸드 시장에서도 기술 차별화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실탄은 충분하다"..1분기 적극적 투자
 
SK하이닉스는 올 1분기에도 우호적인 D램 시장 여건에 힘입어 지속적인 성장을 예상했다. 이날 열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SK하이닉스는 "1분기 D램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20% 성장, 화재 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낸드 캐파도 다시 정상화돼 화재 전 수준으로 한 자릿수 중반대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력 부문인 D램 시장의 성장세도 진행형이다. 김준호 SK하이닉스 코퍼레이트센터장(사장)은 "지난해 말에는 올해 D램 시장이 330억달러로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올해 1분기 가격이 나쁘지 않아 지난해보다 더 커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강력한 중국시장 수요도 실적 상승의 원동력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2014년에도 모바일, 서버 D램을 기반으로 시장 성장률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지난해 SK하이닉스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매출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올해 설비투자(CAPEX) 규모를 최대 4조1000억원 수준으로 책정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 기조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가운데 경기도 이천에 건립될 신규 팹에 약 7000~8000억원의 금액을 투자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 청주 사업장.(사진=SK하이닉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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