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공기업·발전사, 경영정상화 방안 마련 진땀
2014-01-24 18:03:19 2014-01-24 18:07:04
[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에너지공기업이 경영정상화 방안 마련에 골치를 앓고 있다. 정부가 연일 공기업 정상화를 강조하는 가운데 이미 어설픈 혁신안을 냈다가 혼쭐이 나서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6일부터 정상화 방안을 재보고받을 예정이다.
 
24일 한국전력(015760)과 한전의 5개 발전자회사, 한국가스공사(036460)와 한국석유공사 등은 산업부 장관에 보고할 경영정상화 방안을 구상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이들은 이달 초 윤상직 장관에 1차로 공기업 정상화 방안을 보고했다가 퇴짜를 맞았다.
 
당시 윤 장관은 가스공사와 석유공사의 정상화 방안을 검토한 결과에 대해 "솔직히 실망했고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느꼈다"며 "공기업이 앞으로 4년~5년 후 어떤 모습으로 갈 것인지에 대한 큰 그림이 없어 다시 제출하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윤 장관은 14일부터 25일까지 해외출장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인 26일부터 정상화 방안을 재검토한다고 공언한 상태. 장관이 해외출장을 마친 후 쉬지도 않고 직접 각 기관의 혁신 방안을 챙기겠다고 나선 만큼 공기업들은 바짝 긴장하는 눈치다.
 
◇한국전력 본사(사진=뉴스토마토)
 
이에 각 공기업은 부채감축 계획부터 사업조정, 수익성 개선, 조직개편과 임직원 재배치, 불필요 자산매각 등 기존 계획을 전면 수정해 새 혁신안을 짜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지역난방공사(071320)는 최근 전력사업처와 광역망기획단 등 3개처를 신설하고 하부 조직을 정비하는 조직개편을 추진했으며, 한전KDN도 본사 조직 중 5개 팀을 감축하고 사업부서 정원의 20%를 줄여 현장으로 배치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지난 2012년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168%에 이르는 석유공사는 부실 해외자원개발의 대표적 사례로 지목된 캐나다 하베스트社 광구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공사는 지난 2009년 하베스트社를 4조5000억원을 들여 인수하고서도 하베스트社가 부실업체라는 게 드러나 지금까지 총 8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다.
 
5개의 발전자회사를 거느린 한전도 정상화 방안 마련에 부산한 움직임이다. 조환익 한전 사장은 16일부터 각 발전자회사와 한전기술(052690), 한전KPS, 한전KDN 등을 차례로 방문해 공기업 정상화 대책과 부채감축과 방만경영 해소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
 
정부의 쏟아지는 경영정상화 주문에 공기업들은 대처법을 찾느라 안절부절이다.
 
특히 최근 기획재정부가 공공기관 경영평가 편람을 새로 내고 정상화 결과를 경영평가에 반영하기로 함으로써 자칫 기관장이 교체될 수 있다는 불안감까지 커지는 상황이지만 발전사 노조가 정부의 획일적인 정상화 요구를 거부할 뜻을 밝혀 사태는 더 꼬였다.
 
한전 관계자는 "정부의 경영정상화에 발맞추기 위해 각종 보고서 검토하느라 밤을 새고 있다"며 "정상화를 강조하는 정부와 정상화를 반대하는 노조 사이에 끼어 난처한 상태"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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