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 4분기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성적표를 내놓으며 선방했다. 연간 실적 역시 영업이익 '1조원 클럽'에 재진입하며 부활했다.
다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올 1분기부터는 수요와 패널 가격 모두 일제히 하향세에 접어들며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23일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실적 설명회를 열고 지난해 4분기 매출액 7조790억원, 영업이익이 257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56.2%, 매출은 19.0% 급감했다. 예견된 부진이었기에 시장은 충격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연간 기준으로는 지난해 견조하게 이어진 글로벌 수요 강세, 중국 시장 내 패널 출하량 증가 등에 힘입어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중국 춘절 수요와 애플 아이패드, 아이폰 신제품 출하량이 호조를 보인 것이 원동력이었다.
이는 당초 증권업계에서 전망한 컨센서스를 소폭 상회하는 수치다. LG디스플레이의 4분기 실적을 앞두고 블룸버그는 2349억원, 에프앤가이드는 2456억원의 영업이익 예상치를 제시한 바 있다.
송영권 LG디스플레이 전량마케팅그룹 전무는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제품향 출하량이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며 "다만 패널 가격이 전체적으로 하락세를 나타내며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제품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태블릿PC가 전분기 대비 두 배에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 전체 매출 비중에서 모바일 제품군이 차지하는 비중은 35% 수준에 육박하게 됐다. 전분기 대비 모바일 비중이 약 10%포인트 확대됐다.
하지만 올 1분기부터는 출하량, 시황 모두 본격적인 하향세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김희연 LG디스플레이 상무는 "올 1분기부터는 제품군 관계없이 모두 10% 초중반대 출하량 하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월드컵, 동계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로 인한 TV 수요 상승에도 큰 기대를 걸지 않는 분위기다. 스포츠 이벤트가 연간 수요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며, 다만 수요의 변동폭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업체들의 LCD 과잉 투자도 여전히 부담이다. 이날 LG디스플레이는 LCD 치킨게임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오는 2015년부터 OLED 사업을 본격 확대할 계획을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현재 기술 수준으로 1~2년 내 OLED TV 시장이 활성화되기 어렵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 같은 어두운 전망을 반영하듯 LG디스플레이는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3조원 중반대)의 투자를 감행하되 철저하게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이내에서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 기존 팹이나 인프라 등을 활용한 설비 전환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LG디스플레이는 올해 본격적인 시장 개화가 예상되는 UHD TV 사업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주요 시장조사 기관들이 전체 TV 시장 내 UHD TV 비중으로 약 5%를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최대 9% 수준까지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김희연 상무는 "UHD TV의 경우 초기에는 50인치 이상 대형 TV에서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으나 LG디스플레이는 보급형 시장에 40인치 UHD TV를 출시해 사업을 확대 전개할 계획"이라며 "시장에서 소비자 반응 등에 따라 전체 비중에서 한 자릿수 후반까지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 8세대 공장.(사진=LG디스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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