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은행 영업점 전체적으로 5만원권이 부족합니다. 지점별로 조금씩 다르겠지만 고객 1인당 지급 제한을 하고 있습니다", "턱없이 부족한 건 아니지만 많은 액수가 필요하다면 지점을 방문하기 전에 먼저 확인하는 게 필요합니다"(A은행 창구직원)
올해 설 명절에도 새 지폐로 세뱃돈을 주고받는 일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5만원권은 새 지폐뿐만 아니라 기존에 발행된 지폐도 구하기 힘들고, 세뱃돈으로 많이 찾는 1만원권 새 지폐도 귀한 상황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일부 은행 영업점에서는 고객들의 5만원권 지급 요구에 응하기가 어렵게 되면서 "부득이하게 지급을 제한한다"는 안내문(사진)을 게시하기도 했다.
시중은행 출납 담당자는 "한국은행 회수율이 50% 이하로 낮아지면서 통화료 관리 문제로 은행 영업점별 5만원권 배정이 축소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만원권은 시중에 충분한 물량이 풀려있다. 한은이 지난해 새로 찍어낸 돈 9조원 중 대부분인 7조9000억원은 5만원권이었다.
5만원권 발행은 2009년 발행 이후 해마다 늘어 지난해 말 잔액이 40조7000억원에 달했다. 5만원권 화폐가 8억장 넘게 풀려있는 셈이다.
5만원권이 시중에 충분히 풀려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부족한 것은 돈이 돌지 않고 어딘가에 쌓여있기 때문이다. 일단 한국은행에서 나가기만 하면 회수가 되지 않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5만원권 환수율은 전국 평균 49%에 불과하다. 환수율은 특정기간 한은의 발행량에 대한 환수량을 의미하는 것으로, 시중에 풀린 5만원권의 절반 이상이 한은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은행권에서는 5만원권을 찾는 고객들에게 수표 또는 1만원권 이용을 권하고 있고 있다. 하지만 이 마저도 여의치 않다. 세뱃돈 수요가 많은 1만원권 새 지폐 역시 2009년 5만원권이 발행된 이후 공급이 급감하면서 품귀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설날 일주일 전인 오는 22일부터 영업점에서 신권 교환이 본격 시작되는데, 세뱃돈으로 새 지폐로 바꾸는 일이 점점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