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K리그 클래식(1부리그)과 FA(축구협회)컵 우승을 차지한 포항스틸러스 선수들과 황선홍 감독. (사진제공=포항스틸러스)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K리그 스타급 선수들의 중국 이적설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구단들은 빈 자리를 고심하며 훈련에 한창이다.
대부분의 구단들은 터키와 일본에서 동계 전지훈련을 시작한다. 시도민 구단들은 자금줄이 얼어붙어 선수 영입을 뒤로 미룬 채 구슬땀을 흘린다.
◇선수들 중국행은 여전히 악재
최근 불고 있는 '중국발 자본'은 비시즌 K리그 구단에게 껄끄러운 부분이다. 매년 중국 이적 선수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올 시즌은 유난히 대어급 선수들의 이적이 많다.
이적 시장에서 비교적 발빠르게 선수영입에 나선 전북은 공격수 케빈이 떠나면서 재차 고심에 빠졌다. 케빈은 중국 상하이 둥야로 이적한다. 임유환 또한 상하이 선신으로 둥지를 옮겼다.
서울은 팀의 상징과도 같은 데얀을 잃었다. 데얀은 장수 세인티로 이적을 확정했다. 여기에 주장인 하대성도 떠난다. 하대성은 베이징 궈안에서 새로운 도전을 한다. 수원의 중앙 수비수인 곽희주도 끊임없이 중국 이적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2월 마감하는 이적 시장은 아직도 한창이다. 더 많은 선수들이 중국으로 떠날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중국 시장에 정통한 한 에이전트는 "중국이 K리그에서 검증된 외국인 선수들을 데려오고 싶어 하는 분위기"라며 "특히 중앙 라인에서 뛰는 한국 선수들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중앙라인은 곧 중앙 미드필더와 중앙 수비수를 의미한다.
1983년 출범해 아시아의 맏형 노릇을 하던 K리그도 이제는 안심할 수 없다. 1994년에 태어난 중국 슈퍼리그가 어느 새 최고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데얀을 비롯해 대부분의 선수들은 한국에서 받던 연봉의 2배 이상의 거액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중국은 세금에 관대해 연봉의 거의 모든 액수를 수령 할 수 있다.
◇포항, 경남 등 올해도 터키로
대부분의 팀들은 남해안 지역과 해외로 전지훈련을 간다. 해외에서는 터키 안탈리아가 대세다. 포항, 수원, 성남, 경남이 안탈리아로 떠난다.
K리그 챌린지(2부리그) 팀 중에서는 강원FC가 유일하게 이곳을 찾는다. 이밖에 대부분의 구단은 제주도(울산, 인천 등)와 일본(서울, 성남, 인천 등)을 택했다.
특히 울산은 기업 구단 중 유일하게 해외 전지훈련 없이 울산과 제주도에서 훈련한다. 조민국 감독 부임 이후 기틀을 잡는데 한창이다.
포항 관계자는 터키 안탈리아로 떠나는 이유에 대해 "동유럽 강팀들이 많이 몰려온다. 어린 선수들이 많아 실전경험을 하기에 좋다. 올해 역시도 젊은 선수들을 위해 간다"고 설명했다.
또 "황선홍 감독님이 오시고 안탈리아를 찾고 있다. 각 호텔 마다 팀들이 연결이 돼 있어 현장에서 연습 경기가 많이 성사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 클럽끼리 전지훈련지에서 경기는 시즌 전이라 대부분 조심스러워 한다"고 덧붙였다.
◇시도민 구단은 여전히 쌀쌀
이런 분위기와 다르게 시도민 구단들의 올 겨울은 유난히 춥다. 예산 삭감과 얼어붙은 자금줄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 중이다.
체감 경기가 좋지 않다보니 선수영입 보다는 내부단속에 힘쓰는 모양새다. 특히 지난 시즌 포항이 외국인 선수 한 명도 없이 2관왕을 차지한 것은 두고두고 회자될 분위기다.
오히려 포항 황선홍 감독은 우승 이후 "외국인 선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지만 시도민 구단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했을 때 포항의 사례는 하나의 신화로 남을 듯하다. K리그 챌린지와 시도민 구단 대부분은 국내에 남아 훈련에 집중한다.
◇2014시즌 K리그 클래식(1부리그) 팀별 전지훈련 장소. 순서는 지난 시즌 1위부터. (정리=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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