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취임 316일 만에 처음 열린 박근혜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 속에 11년 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부각되는 등 '회견' 여진이 계속되는 분위기다.
박 대통령의 모두발언 및 12개 매체와 13개의 질의응답을 주고받는 형태로 80여분간 진행된 지난 6일 기자회견은 현재 온라인 공간에서 노 전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과 대비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박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사전에 조율된 각본대로 진행된 것에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불통 논란에 휩싸인 박 대통령이 미리 준비된 답변을 그대로 읽을 것이었다면 일방적 메시지 전달과 무엇이 다르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 윤승용 전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은 8일 "노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사전 각본이 없이 진행됐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밝혀 눈길을 끌었다.
윤 전 수석은 "청와대 기자단이 자율적으로 질문권과 질문 내용을 정리하도록 했다"면서 "기자단은 회의를 열어 질문권을 배분하고 정치·경제·사회·외교 등 여러 분야로 나누어 질문 내용을 정했다. 기자들은 사전에 질문 내용을 청와대측에 알려주지 않았다. 바로 이게 생중계 기자회견의 묘미일 것"이라고 적었다.
청와대 기자단이 박 대통령에게 각종 현안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기는커녕 '일과후 관저에서 뭘 하시느냐'는 식의 질문을 한 것에 대해서도 네티즌 여론이 차갑다.
윤 전 수석은 이와 관련 "안이하고 나태한 기자정신에 화가 났다"라면서 "청와대 출입기자님들, 제발 정신 차리십시오"라고 꾸짖었다.
그는 "전 국민이 지켜보는 앞에서 대통령에게 이런저런 해명 기회만 주는 기자회견은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하다"라면서 "참여정부 시절 기자실 문제로 그렇게 날을 세워 대립각을 세웠던 그 기개는 어디로 갔는지 궁금하다"라고 일침을 놓았다.
실제 노 전 대통령의 2003년 기자회견에서는 "지금 북한은 핵무기를 보유한 상태이냐. 정보가 부족한 상태이냐", "이기명 후원회장의 용인 땅 매매와 개발 문제를 둘러싸고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등 직접적이면서 민감한 질문이 쏟아졌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기자회견에서는 처음부터 국정운영의 소회에 대해 묻더니 관저에서는 무엇을 하느냐는 등 국민적 관심사와는 거리가 먼 질문들이 적지 않아 빈축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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