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한승기자] 지난해 판매된 수입차 10대 중 7대가 독일차다.
이 같은 흥행 뒤에는 독일차 브랜드 간의 치열한 경쟁이 숨어 있다는 평가다. 서로 간 경쟁이 시너지를 불러 일으키며 전반적인 독일차의 상승으로 이어졌다.
수입차는 지난해 15만6497대 판매돼 전년 대비 19.6% 증가했다. 지독한 국내경기 침체를 감안하며 그야말로 수입차 전성시대다. 그중 독일차는 10만5580대가 판매돼 전체 판매량의 67.5%를 차지했다.
판매대수 상위 4개사는 BMW(21.1%)와 폭스바겐(16.4%), 메르세데스-벤츠(15.8%, 이하 벤츠), 아우디(12.8%) 순으로, 독일차 일색이다. 이들 4개사의 점유율만 66.1%다.(괄호 안은 수입차 중 점유율)
2012년 기록한 연간 점유율(BMW 21.5%, 벤츠 15.6%, 폭스바겐 14.1%, 아우디 11.6%)과 비교할 때 폭스바겐과 벤츠의 순위가 뒤바뀌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2012년 점유율과 순위가 같다.
◇2013년 상·하반기 독일차 4개사 점유율 추이 비교.(자료=한국수입자동차협회)
상황은 하반기 들어 급변했다. 가장 큰 변화는 폭스바겐의 약진이다. 폭스바겐은 하반기 점유율 18.0%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16.0%에 그친 벤츠를 앞질렀다. 벤츠도 점유율을 끌어올렸지만 폭스바겐의 기세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뿐만이 아니다. 수입차 시장 1위 BMW가 점유율 하락을, 나머지 3사가 점유율이 오르며 각 사별 점유율 간극이 좁혀졌다. 지난해 상·하반기 점유율 변화폭을 보면 폭스바겐의 강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하반기 폭스바겐은 상반기 대비 점유율을 3.4%포인트 높이며 독일차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아우디와 벤츠도 각각 0.4%포인트, 0.3%포인트 상승하며 나름 선전했다. 반면 BMW는 2.6%포인트 점유율 감소를 겪으며 폭스바겐의 거센 압박에 시달려야만 했다.
BMW와 폭스바겐의 치열한 1위 쟁탈전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도전자인 폭스바겐은 올해 판매목표를 전년 대비 17.0% 증가한 3만대로 설정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목표한 올해 수입차 판매량이 17만4000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폭스바겐 판매량이 목표에 도달할 경우 17.2%의 시장 점유율을 점하게 된다.
BMW도 타이틀 방어에 적극적이다.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은 지난 6일 '2014년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지난해 20% 이상 성장을 이뤘듯 올해도 두자릿수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난해 BMW의 판매량이 3만3000여대인 상황에서 10% 성장세를 기록할 경우 올해 판매목표는 최소 3만6300대에 이른다. 폭스바겐의 추격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의 자차보험료가 평균 11% 오르지만 한-EU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관세 인하 효과로 독일차의 경쟁력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독일 브랜드 4사가 국내 시장을 질주하고 있다. 속도는 가히 아우토반 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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