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변심한 옛애인의 몸에 인화성이 강한 시너를 뿌린 뒤 불을 붙여 중화상을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합의1부(재판장 황병하)는 살인미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전모씨(68)에게 원심과 같이 징역 6년을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우유병에 들어 있던 액체를 피해자 머리에 쏟아 붓고 불을 붙이는 장면을 목격한 증언을 종합하면 살인할 고의를 가지고 시너를 들이부은 다음 불을 지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당시 술을 마신 상태는 인정되나, 범행의 경위와 방법 등에 비춰 음주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전씨의 심신미약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양형이유에서 "피고인의 범행 수법은 위험하고 잔혹해 죄질이 매우 좋지 않은 점과 술에 취해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진정으로 반성하고 있는지 매우 의심스러운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전씨는 지난해 4월 피해자 최모씨(52·여)의 머리에 시너 1리터를 붓고 라이터로 불을 붙이고, 도망가는 최씨의 뒤를 칼을 들고 쫓으려 한 혐의(살인미수)로 기소됐다.
그는 수년간 연인관계를 유지하며 동거를 해오던 최씨가 이별을 통보하자 앙심을 품고 이같은 범죄를 저질렀다.
최씨는 얼굴과 귀, 목, 어깨 등 신체의 20%에 해당하는 부위에 2~3도 화상을 입어 피부이식수술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범행 수법이 잔혹한 점,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로 일관하는 점 등을 이유로 전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전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다.
(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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