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선 울산야구장 건립공사 감리단장(정림건축 감리본부 이사)이 울산야구장 공사 현장에 대해 설명 중이다. (사진=이준혁 기자)
[울산=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저희 야구장은 다른 지자체의 야구장과 비고하면 작습니다. 다만 주어진 환경에서 많은 사람들이 최선을 다해 좋은 야구장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국내 다른 야구장과 비교해서 부끄럽지 않을 멋진 야구장을 짓고 있다고 감히 자신합니다."
정규 야구 경기를 치를 규모의 야구장이 없어 2005년 열린 전국체전 당시에 부산 구덕야구장을 빌려야 했던 울산이 내년 봄이면 최신야구장을 갖춘 도시가 된다.
울산시는 2012년 9월부터 공사를 진행하던 울산야구장(울산시 남구 옥동 산18번지)을 오는 3월 일반 시민에게 개방한다.
비록 1만2059석으로 구장 규모가 작긴 하지만, 울산구장은 세계에 내놓아도 좋을 알찬 야구장을 위해서 마무리 공사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상태다. 28일 현재 공정률은 83%이다.
뉴스토마토는 최근 울산야구장을 방문해 공사현장을 둘러봤다. 아울러 현재의 공사 진행과 향후의 공정 파악을 위해서 감리단장을 맡은 안병선 정림건축 이사와 현장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한 공사
- 외야석 뒷편이 산이다. 공사에 따른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어렵지 않았다면 거짓이다. 적어도 평지보다 어려웠다. 하지만 그만큼 자연친화적 컨셉에 알맞은 구장을 짓기도 쉬웠다.
- 둘러보면서(인터뷰 이전에 야구장 곳곳을 약 2시간 쯤 살폈다) 공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게다가 이번 겨울을 포함해 겨울이 두번 끼었다.
▲울산야구장은 울산체육공원 구역에 만드는 형태로 토지 보상 문제가 없었고 야구장 건설을 위한 기반 시설도 완비된 상태다. 덕분에 배수관 확장과 전기 승압이 없어도 됐다. 게다가 2만5000석 규모의 야구장이 중도에 1만2059석 규모로 줄었다. 규모가 축소된 만큼 다른 구장들과의 공사 기간 비교는 무리다. 또한 울산은 국내의 다른 도시보다 훨씬 따뜻하다. (웃음)
- 만약 울산야구장이 추후 확장을 행하게 된다면 어떠한 형태로 확장할 수 있는가.
▲보다시피 외야는 산지라 면적상 확장은 어렵다. 잔디석으로 뒀던 부분을 만약 의자석으로 바꾼다면 좌석 수가 늘어날 수는 있다. 변경 전에 나온 초기 조감도를 보면 내야 위주로 확장이 될 것이다. 내야에 스탠드를 세워서 확장하는 형태다. 현재 수원야구장이 진행 중인 확장 리모델링 형태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 시공사가 다른 야구장에 비해 중형사다. (울산)지역 업체의 시공지분율도 적지 않다.
▲사업비가 298억원이다. 300억원을 넘기지 않는 정부의 '대형공사' 기준액 이하 공사다. 울산지역 업체인 성암건설의 지분이 49%(남양건설 51%)로 높을 수 있던 이유다. 하지만 남양건설도 그동안 체육시설을 상당수 건설했다. 설계는 포항야구장을 설계한 포스코A&C에서 했다. 시공사 규모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 PC(Precast Concrete·프리캐스트)가 아닌 현장에서 직접 RC(Reinforced Concrete·철근콘크리트)로 공사해도 확장에 따른 비용은 결코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나로서도 아쉽지만 하는 수 없다. 프로야구 팀의 제1구장이 되면 모르지만, 경기가 얼마 열리지 않는 제2구장을 크게 지을 필요는 없다는 시의 판단이 아닐까 싶다. 프로야구 팀이 늘어나서 이 야구장을 홈으로 쓰는 야구단이 생기거나 기존 프로야구 팀이 연고지를 울산에 이전하게 된다면 시는 확장을 고려하지 않을까 싶다. 이건 시도 어쩔 수 없는 문제가 아닌가.
◇울산야구장 내야 3루 방향. 사진의 좌측으로는 덕아웃이, 우측으로는 불펜이 보인다. (사진=이준혁 기자)
◇제2구장이긴 하지만 최고를 추구
-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야구장을 보면 구장마다 느껴지는 특성(친 투수, 친 타자, 좌타 우세, 우타 우세 등)이 있다. 울산시와 건설 주체들이 그러한 점과 관련해 사전에 염두한 것이 있는지.
▲없다. 내년 이 곳을 쓸 프로 구단인 롯데도, 울산시도 그런 측면에선 어떤 형태로 하자는 말이 그동안 없었다
- 구장별로 내세울 만한 특이 사항이 존재하곤 한다. 울산야구장도 있나.
▲작은 구장이지만 내세울만한 점이 많다. 잔디석·바비큐존·커플석 외에도 국내 최초로 스탠딩 테이블을 놓았다. 외야 잔디석의 경우 자연 친화적인 2단으로 구성해서 가족 단위 휴식을 겸하게 했고, 불펜은 관중이 친근하게 다가가 현장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콘크리트 구조물로 만든 국내 다른 야구장과 상이하게 수목 식재로서 백스크린을 만들었다. 울산의 '상징'으로 지칭할 만한 고래의 모양을 그려낼 것이다.
- 전광판이 평면이 아닌 것 같다. 곡면 전광판인가. 그리고 규모가 작지 않은 듯 한데 상세 제원이 어떻게 되는가.
▲그렇다. 곡면 전광판이다. 가로 27m에 세로 9m이며, LED 부분만 보면 가로 25m에 새로 8.4m다. 지역의 최대 은행이자 현재 시금고 은행인 경남은행이 시에 기부채납한 것이다.
- 국내 체육시설 전광판에 곡면 전광판은 처음인 것 같다. 관중들이 보기 좋고 기부채납이긴 하지만 값이 비쌀텐데.
▲사람들이 외제냐고 물어보곤 하는데 국산이다. 국내 2위권을 형성하는 S사에서 만든 제품인데 싸게 들여왔다. 22억원대면 상당히 저렴한 값이다. 부대비용을 빼면 제품만은 20억도 안 된다는 이야기도 있다.
- 혹시 농협도 야구장 공사에서 기여한 내용이 있나. 경남은행과 농협이 수년째 1금고와 2금고를 연이어서 맡았다.
▲야구 경기를 하는 형상에 대한 조각을 만들어서 야구장입구에 놓는다고 들었다. 서로 다른 조각 4개인데, 내야 바깥 입구에 놓는 것으로 안다. 조각이고 시간이 많으니까 완공 직전에 설치하지 않을까 싶다.
- 과거 근처 방문하다가 일부러 앞 도로를 지나가면서 봤을 때는 조명탑이 없었는데 지금 보니 조명탑이 보인다.
▲총 6곳이 설치됐고 M사의 제품을 들였다. M사는 네덜란드 대형 업체인 P사의 조명을 쓴다. 지난 9일 모두 설치했는데 시운전은 내년 실시된다. 같은 제품의 조명을 봤는데 좋다.
- 락커룸을 비롯한 선수 공간에 대해 롯데 자이언츠와 협의가 진행되나.
▲(롯데는 여기가) 메인 구장이 아니라 많은 요구를 하지는 않았다. 심판과 방송실, 심판과 기록원실이 가깝게 교류하도록 해달란 요구가 전부다. 롯데 관계자 방문은 세 번 있다. 참고로 KBO(한국야구위원회) 관계자와 NC 다이노스 관계자가 각각 한 번 왔다. 오히려 허구연 야구해설위원(MBC)이 몇 번 왔고 전화 도움도 많이 준다. 직접 도움도 주고 시에 전화해 여러 조언을 건넨다. 여러모로 도움을 받았다.
- 시는 어떤 형태로 공사를 관리·감독 중인가. 협업을 통한 좋은 결과물 도출은 없는가.
▲시가 '다른 구장보다는 좋게 해주자'고 매우 적극 고려하는 모습이다. 박맹우 현 시장이 3선 연임 제한이 있어 시장 선거에 다시 나오기는 어렵지만, 야구장 건설에 확실한 의지가 있는 분이라는 긍정적 평가가 현장에서 많다. 전국 최초의 선수 라운지의 조성 계획은 시와 건설사의 공동 노력과 고안에 의해 탄생됐다.
- '선수 라운지'라면 미국에서 운영 중인 선수 라운지를 의미하는가. 국내에선 처음이다.
▲별도 조리시설 없이 외부 캐더링 운영 형태로 쓰려던 식당 공간이 있다. 이 곳의 반을 갈라 라운지를 조성한다. 어짜피 식당 활용도가 낮을 상황에, 프로이건 아마추어건 선수들이 경기 전·후 개인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인프라를 갖추자는 마음에서 짓게 됐다. 카펫도 깔고 쇼파도 놓는 등, 편한 휴식이 되게 만들려 한다.
◇울산야구장 외야 공사현장 모습. 외야는 두 층으로 만들며 고층부는 경기가 없을 때는 피크닉 공간으로 개방할 예정이다. (사진=이준혁 기자)
◇작은 규모이지만 다양한 특화좌석이 생겨
- 다양한 특화좌석 이야기를 들었다. 특화좌석이 얼마나 생기게 되나.
▲10명을 수용 가능한 '가로 4.0m, 세로 8.9m' 규모 스카이박스가 모두 5개소, 커플석이 1루 방향과 3루 방향으로 각각 30테이블, 당초 777석이던 테이블석이 소폭 증가하면서 811석규모, 탁자 1개에 6명이 앉는 바비큐존 10개소가 들어선다. 바비큐존을 포함해 외야는 수용인원을 4000명으로 잡고 있다.
- 커플석이 있는 위치가 나름 독특하다. 그런데 어찌 생각하면 내야는 맞지만 내야의 최외곽에 있다.
▲커플석은 공간의 활용으로 보면 된다. 포수 뒷편에 비해 야구를 보기 어려운 곳을 활용했다. 사실 커플들이 어디 야구경기 정말 집중해서 보나. (웃음) 그런 커플이 있다면 중앙 테이블석에 간다면 될 것이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커플석의 위치가 야구를 보기 어려운 곳도 아니다. 스탠드의 높은 위치라 조금 기울어졌을뿐 야구 보기는 좋다.
- 외야가 고층부와 저층부로 나뉜다. 이용자 나름이긴 하겠지만 고층부는 위험하지 않을까. 홈런이 고층부와 저층부 사이에 떨어지면 위험한 행동을 시도하는 사람이 생길 듯 하다.
▲일단 질문한 바는 운영의 문제다. 돌발 행동을 벌이지 않는한 운영요원이 관리를 해야만 하는 바다. 하지만 공사 관계자도 안전 관람을 위해 여러가지 형태의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난간에 대한 고민도 적지 않다. 안전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가치인데 그렇다고 경기가 안 보이게 하면 관객들이 아쉽다. 난간 설치는 어려운 것이 아니기에 좋은 방안을 꾸준히 찾고 있다.
- 커플석 앞 아래에 불펜 공간이 있다. 너무 잘 보이는 것 아닌가. 유사시 선수가 위험할 상황도 있다.
▲다른 야구장과 달리 상부 개방형 불펜은 물론, 선수의 높이에서 투구를 보는 공간도 조성한다. 스타급 선수가 참석하는 프로야구 경기가 많이 열리는 경기장이 아니기에 심각한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마추어 경기가 많을텐데, 가족·친지·친구의 연습 투수 장면을 보는 것도 재밌다. 프로야구 경기가 진행되면 구단이 안전 요원을 늘려 사고를 방지하지 않을까 싶다.
- (스탠드 도색하는 사람을 보며) 좌석 간격이 넓을 것 같다. 도색은 어찌 되는가.
▲내야 일반석은 850m, 내야 테이블석은 1.7m 간격으로 조성된다. 또한 도색은 접착이 잘 되도록 하는 프라이머, 이후 미끄럼 방지를 꾀하는 규사, 방수를 위한 중도제 2번, 끝으로 색상을 나타내는 상도제 1번 순으로 진행된다. 다 말라야 진행하고 말라도 비 내리는 날에는 멈추고, 게다가 안전모 쓰고 땡볕 아래서 칠하고, 쉬워보이지만 쉽지 않다.
- 내야와 외야 사이에 다리가 있다. 규모가 어떤가.
▲'4.4m x 3m' 규모다. 아래는 구급차와 공사 차량들의 통과를 위한 공간이고 위의 다리를 통해 내야와 외야를 잇는다.
- 끝으로 하고픈 말은.
▲울산야구장은 다른 지자체의 야구장과 비고하면 작다. 다만 주어진 환경에서 많은 사람들이 최선을 다해 좋은 야구장을 만들고자 했다. 국내 다른 야구장과 비교해서 부끄럽지 않을 멋진 야구장을 짓고 있다고 감히 자신한다. 더불어 울산 시민이 부담없이 찾을 수 있는 공간이다. 야구 외에도 장점이 아닌가 싶다.
◇울산야구장 불펜은 완전 개방 형태로 조성된다. 특히 선수의 높이에서 투구를 볼 수 있도록 계단으로 불펜의 층에 이동해 연습 투구를 볼 공간을 함께 만든다. (사진=이준혁 기자)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