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제왕절개로 출산한 경험이 있는 산모가 자연분만으로 다시 아이를 낳는 'VBAC'(브이백)은 치료행위라서, 브이백에 대한 환자들의 경험담을 자신이 운영하는 병원 홈페이지에 올리도록 유도한 의사의 행위는 치료행위를 광고하지 못하도록 정한 의료법 시행령에 위반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이같은 혐의로 기소된 의사 여모씨(49)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는 "제왕절개의 경험이 있는 산모가 자연분만을 시도하는 경우 산모나 태아의 생명, 신체에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아 전문 의료인의 특별관리와 검사, 시술이 요구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산모의 출산을 돕는 브이백 시술은 치료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따라서 그에 관한 경험담은 '환자의 치료경험담'으로서 소비자를 현혹하거나 국민건강에 중대한 위해를 발생하게 할 우려가 있는 의료광고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여씨는 2011년 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산부인과 홈페이지 'VBAC 소감'란에 후기를 올린 작성자에게 분만비의 10%를 할인해줬다가 재판에 넘겨졌다.
현행 의료법은 치료효과를 보장하는 등 소비자를 현혹할 우려가 있는 내용의 광고를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의료법 시행령은 '환자의 치료경험담을 광고하는 경우'를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여씨는 치료경험담을 광고로 이용한 혐의를 받았다.
1심 재판부는 여씨에게 벌금 200만원의 선고를 유예하는 형을 내렸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브이백을 치료행위로 보지 않고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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