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국세청 500억 탈세 '자료상' 무더기 기소
58명 구속기소, 12명 불구속 기소..조폭 끼고 조직적 운영
2조원대 허위계산서 발매..현금 1억원 유흥업소서 뿌려
2013-12-15 09:00:00 2013-12-15 09:00:00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허위계산서 발행으로 수백억원을 탈세한 이른바 '자료상' 일당이 무더기로 기소됐다.
 
대검찰청과 국세청은 합동 단속을 통해 자료상 70명을 적발해 이 가운데 58명을 구속 기소하고 1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5일 밝혔다. 또 이들이 탈루한 세액 500억원에 대해 세금을 부과 처분했다.
 
자료상이란 유령업체를 설립해 사업자등록을 한 뒤 다른 사업자와 거래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거래가 있었던 것처럼 가짜 세금계산서를 만들어줘 부가가치세(부가세)를 포탈하도록 도와주는 업자들을 말한다.
 
부가세는 매출세액에서 매입세액을 공제하는 방법으로 산출되는데 사업자 입장에서는 매입액을 늘리면 그만큼 부가세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매입액을 허위로 늘릴 수 있도록 계산서를 가짜로 만들어주는 자료상이 생기게 됐다고 검찰과 국세청은 설명했다.
 
2011년 기준으로 전체 내국세 159조 6017억 5500만원 가운데 부가세가 51조 9068억 7400만원으로 전체의 32.5%를 차지하고 있어 단일 세목으로는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때문에 자료상 범죄는 국가세수 확보에 막대한 지장을 주는 중대범죄에 해당한다.
 
이번 단속에서는 조직폭력배와 손잡고 피라미드 형태의 전문 자료상 조직을 갖춘뒤 1조원대의 허위세금계산서를 발행한 자료상들이 적발돼 기소됐다.
 
또 수천억원대의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그 수익으로 벤츠 등 고급 승용차를 구입하거나 유흥주점에서 현금으로 1억원을 주대로 날린 일당도 적발돼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등은 2009년부터 생기기 시작한 자료상이 만들어 낸 허위 세금계산서가 총 2조1293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검찰과 국세청은 자료상이 기승을 부리자 지난 8월부터 상호 공조하에 지난 11월까지 집중 단속에 들어갔다.
 
전국단위로 중점 검찰청과 지방국세청을 운영했으며, 국세청이 분석 중인 혐의업체 정보를 검찰에 제공하고 검찰이 압수수색을 진행할 경우 국세청 전문요원들이 함께 투입됐다.
 
또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뒤 자료상 업체를 아예 폐업하고 잠적하는 자료상의 특성상 원칙적으로 구속수사를 실시했다.
 
검찰과 국세청은 "일반적인 사업자들도 허위 세무자료를 아무런 죄의식 없이 세무서에 제출해 세금을 포탈하는 관행이 만연해 있어 국가재정을 잠식하는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자료상은 대규모화·점조직화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조직폭력배 등과 결탁해 흉포화되고 있다"면서 "이에 그치지 않고 보복폭행이나 무고 등과 같은 2차 범행도 유발이 우려되므로 향후 적극 단속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동열 대검찰청 반부패부 선임연구원(사진 왼쪽)과 김태호 국세청 조사국 조사2과장이 지난 12일 '자료상' 합동단속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최기철기자)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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