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GS와 LG상사 컨소시엄이 11일 STX에너지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이로써 LG그룹과 GS그룹은 지난 2005년 계열 분리 이후 8년만에 동업자 관계로 한 배를 타게 됐다. 범LG의 단합이 인수전에서 강한 힘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GS-LG상사 컨소시엄은 STX에너지의 대주주인 오릭스와 조속한 시일 내 거래대상과 거래금액 등 최종적인 거래조건을 확정하고, 주식 양수도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매각 규모는 오릭스 보유 지분 96.35% 가운데 72%가량으로, 매각대금은 6000억원을 조금 웃도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는 당초 시장 예상치였던 1조원과 상당한 격차가 있어 이면계약 등에 대한 의혹도 여전하다. 오릭스나 GS-LG 컨소시엄 모두 먹튀 논란을 의식했을 수 있다는 게 업계 안팎의 지적이다.
오릭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면계약 등은 있을 수 없다"며 관련 논란을 일축한 뒤 "애초부터 단독 경영할 생각이 없었다. 한국 내의 정서도 고려해서 인수건을 진행해왔다"고 해명했다.
범LG 연합군이 인수 우선협상자에 선정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매각자인 오릭스가 내세웠던 '진술과 보증' 항목에서 인수 경쟁자인 포스코에너지와 삼탄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기업 지배구조와 재계 입지 측면에서도 GS-LG 컨소시엄이 상대적으로 경쟁자들보다 우수한 것으로 평가됨에 따라 배타적 협상자로 선정됐다는 후문이다.
다만 이 모든 조건을 고려해도 결국은 인수가격에서 컨소시엄이 높은 점수를 따냈기에 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LG와 GS는 STX에너지 예비입찰에 각각 제안서를 냈다가, 지난 9월 GS 측의 제안으로 GS에너지를 주요 인수자로 했다. 대신 LG상사가 인수대금 일부를 대는 조건으로 '연합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GS의 STX에너지 인수는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의 일환이다. STX에너지의 축적된 발전사업 역량과 해외자원 개발, 국내외 신재생에너지 플랫폼 등을 활용해 GS그룹의 발전사업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STX에너지의 안정적 매출군이 구미에 당겼다는 평가다.
GS에너지는 신재생에너지와 국내외 자원개발을 비롯해 각종 에너지 관련 사업을 수행 중이고, GS EPS 및 GS파워는 각각 LNG 복합화력발전 사업과 열병합발전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또한 GS글로벌과 GS건설은 각각 석탄을 비롯한 해외 자원개발과 발전소·플랜트 건설이 주력이다.
공동으로 인수에 참여한 LG상사와의 시너지 역시 상당할 것으로 GS 측은 내다보고 있다. 수십년에 걸쳐 쌓인 LG상사의 석탄 등 해외 자원개발 사업의 역량과 노하우가 STX에너지 발전사업의 주원료인 석탄 공급의 효율성 및 안정성을 높이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GS 관계자는 "자회사 GS EPS 및 GS파워를 통해 LNG 발전소를 운영하면서 축적해 온 역량을 바탕으로 STX에너지의 석탄 발전 사업에서도 효율적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동시에 안정적인 전력 생산 및 공급을 통해 국내 전력난 해소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TX에너지 매각/인수 관련 일지
▲ 2012년 12월 오릭스, STX에너지 지분 투자
▲ 2013년 4월 전환사채 전환권 행사를 통해 오릭스의 STX에너지 지분 50%로 증대
▲ 2013년 7월 오릭스, STX에너지 STX측 잔여지분 전체 인수
▲ 2013년 8월 STX에너지 매각 절차 개시 (GS에너지, LG상사, 포스코, SK E&S, 삼탄 입찰 의향 제시)
▲ 2013년 9월 쇼트리스트 선정 (GS-LG 컨소시엄, 포스코, 삼탄)
▲ 2013년 12월 우선협상대상자로 GS-LG 컨소시엄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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